124화
‘그러니까 최하준의 마음속에 나는 매일매일 최하준 때문에 울고불고하는 여자가 되어 있단 말이지?
최하준을 너무 사랑해서 평생 함께 밥을 먹고 싶고, 진짜 아내가 되고 싶은 여자라고?’
여름은 너무 놀라서 머릿속이 온통 뒤죽박죽이 되어 버렸다.
‘나는 대체 전생에 임윤서에게 무슨 그렇게 죽을죄를 지었길래,
처음에는 최하준이라는 진흙 구덩이에 뛰어들더니, 거기서 이제 간신히 기어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최하준에게 홀라당 빠진 바보가 되어 있는 걸까?’
이제 목숨까지 구해줬으니 윤서가 한 말은 다 거짓말이라고 매몰차게 말할 수도 없는 형편이 되고 말았다.
‘또 그 험난한 연기의 길로 접어들어야 하는 걸까?’
“나한테 너무 뭐라 그러지 마라. 다 널 꺼내오느라고 그런 거니까. 조금만 늦었으면 안에서 큰일 났을 지도 모르잖아.”
윤서가 여름의 귀에 대고 소곤댔다.
“절대로 하준 씨 앞에서 내가 거짓말했다고 까발릴 생각하지 마라. 우리 둘 다 죽을 수 있어. 엄청난 변호사니까 절대로 함부로 건드리면 안 돼. 게다가 너 지금 보석으로 빼낸 거라서 주화그룹이 언제든 다시 널 고소할 수도 있는데 거기서 제대로 몸 빼고 싶으면 하준 씨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여름은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
‘그래서 돌고 돌아 또다시 돌아가서 최하준 비위를 맞추고 살아야 한다고?’
여름은 정말이지 다시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최하준에게 접근하고 싶지 않았다.
윤서가 말했다.
“잘 들어. 최하준 말고는 지금 동성에서 널 도와줄 사람 아무도 없어. 하준 씨가 안 나섰으면 너 몇 년 형은 받았을걸. 수십억 원이 걸렸으면 최소 10년 이상 판결 나와. 심하면 20~30년도 나올 수 있어. 게다가 너 평생 횡령이라는 오명까지 쓰게 되는 거야.”
무거운 돌에 눌린 것처럼 답답한 마음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그래, 그런 더러운 오명을 쓰고 살아갈 수는 없지. 반드시 결백을 밝히고 말겠어!’
*****
차가 병원에 도착했다.
응급실 입구에는 이미 의사가 나와서 대기하고 있었다. 주치의가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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