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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2화

“최하준, 적당히 하라고!” 여름은 약이 올라 죽을 지경이었다. 힘이 어디서 났는지 옆에 있던 꽃다발을 집어 하준의 머리 위에 뭉갰다. 하준은 머리를 막고는 얼른 뒤로 피했다. 마침 병실로 들어오던 이주혁이 이 장면을 보고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놀렸다. “회복이 아주 빠르시군요.” 여름이 답답하다는 듯 연신 깊은숨을 내쉬더니 아예 이불로 얼굴을 덮어버렸다. “넌 또 뭔 짓을 했냐?” 여름의 행동을 보고 주혁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하준을 쳐다보았다. 이상하지 않은가? 폭행당한 사람이 저렇게 달콤하고 환하게 웃다니. “너 뇌에 무슨 문제 생겼냐?” 이주혁이 어이없어했다. “너처럼 외모와 여자를 밝히는 녀석은 이해 못하지.” 하준은 업신여기듯 이주혁을 힐긋 보았다. “……” ‘내가 몰라? 내가 사귄 여자만도 열 손가락으로 다 못 셀 정도인데, 내가 대체 뭘 몰라? 에휴, 모르겠다.’ 이주혁은 더 따지고 싶지도 않아서 손에 든 약을 건넸다. “잘 먹여. 하루 세 번이다. 간다.” 예전에 잘못한 게 있는 데다, 시아와 사이가 안 좋은 여름이 자신을 곱게 보지 않을 것 같았다. 주혁은 상황 판단이 빠른 편이었다. 막 나가려는데 하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육민관 얘기로는 백소영도 양유진에게 모함을 당한 거라던데 그게 무슨 소리야?” ‘백소영’이란 세 글자에 주혁의 다리가 저절로 멈췄다. 여름은 일일이 설명하고 싶지 않았지만, 주혁이 멈춰선 걸 보고는 살짝 마음이 움직여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내가 말하면 듣기는 하고? 전에는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아무도 안 믿어줬잖아.” “그때는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잖아. 앞으로 당신이 무슨 말을 하든 다 믿을게. 주혁이가 바보라고 해도 믿어.” 대단한 생존본능이었다. “……” 주혁은 어두운 얼굴로 무표정하게 하준을 노려보았다. “아주 종잇장 같은 우정이네.” 하준은 개의치 않고 계속 말했다. “내가 예전에 와이프 말을 안 들어서 이 꼴이 됐잖아. 그동안 얻은 교훈이 많지.” 여름이 단호하게 말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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