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4화
“이혼하려면 나도 방법은 있어.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여름은 말을 마치고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하준은 좀 열 받았다. 양유진을 믿는다면 모를까, 양유진을 의심하면서도 이혼은 하지 않겠다니 너무나 자기 목숨을 너무 마구 대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강여름, 왜 이렇게 내 말을 안 듣는 거야?”
“내가 왜 당신 말을 들어야 하는데?”
여름이 담담히 반문했다.
“당신은 우리 둥이나 잘 봐줘. 내 일에는 신경 쓰지 말고.”
“당신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야. 내가 당신을 신경 안 쓰면 누굴 신경 쓴단 말이야.”
하준이 길가에 차를 세우더니 여름의 몸을 자기 쪽으로 당겼다. 두 손으로 여름의 두 볼을 잡았다. 자신의 넘치는 걱정을 숨길 생각 없이 그대로 드러냈다.
“당신은 양유진이 얼마나 위선적이고 얼마나 무서운 인간인지 몰라. 양유진이 당신을 사랑하니까 해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틀렸어. 어린애에게까지 손을 대는 놈이야. 이 세상에 놈이 하지 못할 짓은 없어.”
“어쨌든… 지금은 떠날 수 없어.”
여름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온 하준의 얼굴을 피하면서 답했다.
하준은 그 고집스러운 모습을 보며 화가 나서 심장이 아플 지경이었다.
“강여름, 당신이 자기 목숨을 이렇게 아끼지 않아서 당신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나는 세상에서 제일 못된 사람이랑 결혼할 거야. 그러면 그 새엄마가 둥이를 괴롭힐지도 몰라.”
“최하준….”
화가 나서 결국 여름은 하준을 노려보았다. 하준이 일부러 자신을 자극하기 위해서 그러는 줄 뻔히 알면서도 그런 소리를 들으니 너무나 무서웠다.
“자기야, 꼭 나와 살아달라는 게 아니야. 그냥 당신이 평안하게 지냈으면 좋겠어.”
하준이 자기 이마를 여름에게 댔다. 거의 애걸하다시피 한 부드러운 말투로 말을 이었다.
“당신을 이런 식으로 몰아붙이는 건 미안해. 하지만 아이들에게 엄마가 없는 건 싫어. 나도 당신이 없으면 안 되고.”
남자의 숨결이 여름의 코끝을 간질였다.
차 안에 창문이 모두 닫혀있어서인지 여름은 갑자기 공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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