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8화
“이런 일에 제가 끼어들었다가는 일이 커집니다. 우리 양가의 관계고 난처해지지만 형님 입장도 난처해진다고요.”
송정환이 곤란한 듯 설명했다.
“오늘 보는 눈이 이렇게 많은 데 지연이가 저런 짓을 한 걸 보면 걔네 부모님도 은근히 동의했다는 뜻이에요. 외동딸이다 보니 걔 부모님들이 아주 꼼짝을 못 하거든요. 저는 아버지가 그쪽 집안이랑 한 배를 탄 상태다 보니까 트러블을 일으키기 힘들어요.”
여름은 머리털이 쭈뼛 섰다.
“저 인간을 누가 불렀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에요? 초대한 사람이 해결하면 될 거 아녜요? 덕분이 맹 의원 코인 타고 좀 좋아?”
어쨌든 최하준에게 벌어진 문제인데 왜 자신이 해결해 주어야 한단 말인가?”
이때 갑자기 욕실 문이 벌컥 열렸다.
하준은 이미 슈트는 벗어 던지고 셔츠만 입고 있었다. 그나마 단추도 모두 다 풀어헤쳐져 매끈한 가슴이 다 드러났다. 벌건 얼굴에는 온통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두 눈은 이글이글 불타올랐다.
“난 맹 의원 코인 타자고 파티에 온 게 아니야.”
하준은 온몸이 벌레에 물리는 듯한 고통을 꾹 참으며 여름을 바라보았다.
“어제… 당신이 파티에 참석한다는 얘기를 듣고 온 거야.”
여름은 흠칫했다.
하준이 시간이 되냐고 물었고 여름은 맹 의원의 딸 생일 파티에 참석한다고 말했던 것이 기억났다.
‘그러니까 결국 이 파티도 나 때문에 왔다고?’
여름이 잠시 생각에 잠긴 사이에 하준은 다시 문을 닫았다. 문에 기대어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밖에서 듣고 있자니 얼굴이 달아오르고 심장이 다 벌렁거렸다.
윤서도 도저히 더는 들어주기 힘들었다.
“어… 저기… 좀 도와주면 안 되냐?”
“……”
여름은 수치심에 윤서를 째려보았다.
‘야, 지금 저길 들어가서 뭘 도와주라는 거야?’
“그래요.”
송정환도 덧붙였다.
“지연이가 지나다가 저 소릴 들으면 바로 들킬 거예요. 나중에 해독약을 주겠다고 하면 저렇게 정신이 나갈 상태에서는 무슨 짓이든 한다니까요. 오늘 여기 보는 눈도 많으니 지연이는 형님에게 어떻게든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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