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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화

여름의 동공이 확 커졌다. 하준의 얼굴은 다 타서 재가 된대도 알아볼 수 있었다. ‘최하준이야? 안 죽었어?’ 머리가 윙윙 울렸다. 하준이 이쪽을 바라보는데 시선을 피할 정신도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딱 시선을 걸려서 사이에 그 수많은 사람을 두고도 두 사람은 서로를 그렇게 바라보고 있었다. 하준은 여름의 눈이 부은 것이 보였다. 하준의 섹시한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지금 막 생사를 헤치고 나온 사람인데 어쩐지 기분은 썩 좋아 보였다. “지연아….” 이때 맹 의원의 부인이 외마디를 외쳤다. 마구 달려가 딸을 부둥켜안았다. “세상에, 살아 있었구나. 엄마가 너무 놀라서 죽는 줄 알았다. 난 네가 저 안에 있는 줄 알았어.” “어떻게 된 일이냐? CCTV에는 네가 엘리베이터를 탄 것으로 보이던데?” 맹 의원이 눈시울을 붉히며 달려왔다. 하나뿐인 외동딸이 어떻게 된 줄 알고 방금 전에는 거의 쓰러질 지경이었다. “죽을뻔하기는 했어요.” 맹지연이 엄마, 아빠를 부둥켜안고 울먹였다. “다행히도 최하준 씨가 구해주었어요.” 그러더니 부끄러운 듯 하준을 흘끗 바라보았다. “있죠, 얼마나 무서웠는지 몰라요. 엘리베이터가 몇 층 내려가다가 갑자기 뚝 서버렸거든요. 외부랑 통화도 안 되고 스피커고 망가졌고, 버튼도 하나도 안 먹히는 거예요. 다행히도 하준 씨가 엘리베이터 지붕을 열고 나랑 같이 밖으로 나가서 벽에 매달렸어요. 그러고 나서 엘리베이터가 추락하는 게 보이더라고요. 우리는 가까운 엘리베이터 문을 열고 겨우 나왔어요.” 이야기를 하면서 맹지연이 하준을 존경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정말 딱 몇 초 사이로 죽을 뻔했어요. 다행히도 하준 씨가 너무나 침착하더라고요. 혼자서 탈출했을 수도 있을 텐데, 나 때문에 탈출이 지체되는데도 끝까지 날 데리고 같이 나왔어요. 날 잡아주느라고 로프에 팔이 걸려서 팔도 다쳤어요.” 그러면서 하준의 팔을 잡았지만 하준은 바로 손을 빼냈다. 하준은 담담한 눈으로 맹 의원을 바라보았다. “저만 살아서 나오고 따님은 사고를 당했다면 저야말로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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