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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화

“내가 언제….” 여름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하준의 머리가 갑자기 위에서 눌러 내려왔다. 곧 여름의 입술은 하준의 입술에 완전히 덮여버렸다. 여전히 젤리처럼 촉촉하고 탄력 있는 입술이었다. 오늘은 무슨 립스틱을 발랐는지 향기도 너무나 좋았다. 처음에는 그냥 입을 다물게 할 생각이었지만 입을 맞추고 나니 사탕을 손에 넣은 어린아이처럼 도저히 놓을 수가 없었다. 여름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신을 차리고 힘껏 하준의 가슴을 밀어냈다. 그러나 남자의 혀는 교활한 뱀처럼 얽혀서 떨어지지 않았다. 점점 더 키스에 빠져들었다. 여름은 화가 나서 하준을 꼬집었다. 하준은 움찔했지만 지금 이 순간 여름은 완전히 매운맛이었다. 매워서 머리가 얼얼할 지경이지만 그런데도 맛보기를 멈출 수 없는 매운맛. 이때 문 너머로 남자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양 대표, 차를 아주 잘 우리는구먼.” “맹 의원님께 차를 우려드릴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양유진의 목소리가 입구 쪽에서 울렸다. 여름은 깜짝 놀라서 심장이 떨어질 지경이었다. 이때 하준은 더욱 거칠게 입을 맞추어 왔다. 하준이 손이 여름이 허리를 받치더니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양유진에게 들키고 싶으면 소리쳐 봐.” ‘소리쳐? 뭐라고? 지금 소리를 지를 수 있겠냐고?’ 양유진이 들어와 하준이 자신에게 입 맞추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나았다. 하준도 자기가 얼마나 이기적이고 저열하고 지나친 짓을 하는지 다 알았다. 그러나 매혹적인 여름을 맛보고 나자 중독이라도 된 것처럼 끊을 수가 없었다. 어둠 속에서 남자의 낮은 숨소리가 계속 귓가에서 울렸다. 여름은 긴장한 나머지 숨도 크게 쉴 수가 없었다. 그저 양유진이 저쪽으로 멀어져서 하준을 밀쳐낼 수 있기만 바랐다. 그러나 서서히 하준의 숨소리에 정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문 뒤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멀어졌다. 한창 정신이 아찔한 가운데 갑자기 여름의 휴대 전화가 울렸다. 여름은 깜짝 놀라서 얼른 하준을 밀어냈다. 한참 취해서 정신을 놓고 있던 하준은 무방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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