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장
말을 마친 안윤아는 손에 땀을 쥐고 자신도 모르게 이서현을 바라보았다.
이서현은 잠시 멈칫했다. 안윤아가 자신과 김강인을 이어주려고 하는 줄 알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윤아야, 삼촌한테 아무런 감정이 없어. 좋아할 리도 없고. 그러니까 옆에서 부추기지 마. 게다가 김씨 가문 사람이야. 김도하와 이혼하고 김강인이랑 함께 있으면 또 물의를 빚으며 가십거리가 될 텐데 이젠 충분해.”
김도하와 이혼하고 다시 그 작은 아빠와 결혼한다면 일단 김씨 가문에서 받아들일지 말지는 둘째로 치고 상류층에서 이 일에 관해 얘기할 거라고만 생각해도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었다.
“윤아야, 나는 삼촌한테 아무런 관심도 없고 그 사람한테 폐를 끼치고 싶지도 않아. 그러니까, 나랑 삼촌은 절대 불가능한 사이야.”
이서현의 말에 안윤아는 저도 모르게 안동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이내 그녀는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백미러를 통해 이서현을 바라보았다.
“서현아, 그 쓰레기 같은 남자랑 이혼하고 좋아하는 사람 만나면 새롭게 시작해 보는 게 어때?”
김도하를 만나기 전, 학교에서 이서현에게 고백하는 남자도 적지 않았지만 그녀는 일일이 거절했다.
그녀가 처음으로 좋아한 사람은 김도하였고, 그녀에게 가장 큰 상처를 준 사람도 김도하였다.
오랜 절친으로서 안윤아는 이서현이 실패한 결혼에서 벗어나 다시 자기 행복을 찾길 바랐다.
이서현이 안윤아의 말뜻을 알아듣지 못할 리 없었다.
그녀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가늘게 뜨고 애매모호하게 대답했다.
“그때 가서 얘기하자. 아직 급한 거 아니잖아.”
이서현이 그렇게 말하자 안윤아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감정적인 일은 급해 해도 소용없지.”
말을 마친 안윤아는 입술을 짓씹으며 천천히 시동을 걸어 집을 향해 운전했다.
가는 길에 마트가 보이자 이서현은 차를 세워 혼자 내려 재료를 좀 샀다.
그녀들이 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밤 10시 반이었다.
안윤아가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 불을 켜고 어질러진 거실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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