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장
주방장은 눈짓하며 일침을 가했다.
“민지야, 손님 얘기는 너무 많이 하지 않는 게 좋겠다.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우리 식당 이미지만 나빠져.”
고민지는 즉시 얼굴의 웃음을 거둬들이며 입을 다물었다.
“알겠습니다.”
15분쯤 지나 종업원이 포장한 식사와 죽을 공손히 이서현에게 건네주었다.
시간이 이르지 않음을 확인한 이서현이 얼른 음식을 챙겨 빠른 걸음으로 현택정을 나서 차를 몰고 병원으로 향했다.
병실 안, 김강인과 안윤아는 아무런 교류가 없었던 듯 한 명은 병상에 조용히 누워있었고 다른 한 명은 빨대를 들고 끊임없이 컵 안의 물을 휘젓고 있었다.
이서현이 들어오면서 본 광경이 바로 이것이었다.
“윤아, 너 왜 들어왔어?”
이서현이 포장한 음식을 탁자 위에 올려놓으며 물었다.
안윤아가 김강인을 흘깃 보더니 얼굴도 붉히지 않고 담담히 말했다.
“김강인 씨가 목말라하던데 네가 없으니 내가 들어와서 물 좀 먹였지. 김강인 씨가 너를 구하지 않았다면 김씨 가문 시중은 절대 들 리 없어.”
이서현이 눈치채지 못하게 안윤아는 김강인에 대한 혐오를 담아 답하며 눈을 흘겼다.
그 말을 들은 이서현은 피식 웃음이 나왔다.
“윤아야, 삼촌은 김도하와 달라. 그렇게 큰 적의를 가질 필요 없어.”
이서현은 말하며 포장을 뜯어 죽과 음식을 하나씩 조심스럽게 꺼냈다.
“현택정 음식이 정갈하고 맛도 담백한 편이에요. 당분간 식단 조절해야 하니 현택정 음식 좀 포장해 왔어요.”
이서현이 병상 옆 의자를 당겨 앉아 일회용 숟가락으로 호박죽을 가볍게 저은 뒤 입가로 가져가 살살 불어 김강인에게 먹였다.
김강인은 누군가에게 이렇게 살뜰히 보살펴지는 게 처음이라 귀끝마저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는 겸연쩍은 듯 몸을 움직여 침대에 반쯤 기대어 앉았다.
“서현아, 등만 다쳤지 다른 곳은 괜찮아. 이렇게 먹여주는 건 좀 아닌 것 같아.”
말을 마친 김강인은 다짜고짜 이서현 손에 들린 숟가락과 죽을 빼앗아 고개를 숙이고 한 술씩 먹기 시작했다.
이서현은 포장된 다른 음식을 김강인 앞에 가져다 놓으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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