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장
“결혼한 지난 몇 년 동안 집에 가본 적이 거의 없지? 이혼 전까지 부모님이랑 시간 보내는 게 어때?”
김상철의 뜻을 알아들은 이서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 보니 그러네요. 이참에 돌아가 봐야겠어요.”
이서현은 이 말을 끝으로 김상철에게 정중히 인사를 한 뒤 담담하게 돌아서서 본가의 문을 나섰다.
떠나는 이서현의 모습을 바라보던 김도하는 저도 모르게 심장이 욱신거렸고 큰 돌멩이가 몸을 짓누르는 듯 숨이 점점 막혀왔다.
왠지 이번에는...
이서현과 완전히 끝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김도하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김상철을 바라봤고 목소리마저 떨고 있었다.
“할아버지, 정말 이혼하길 바라시는 거예요?”
김상철은 당황한 그의 표정을 보며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네 마음도 잘 모르면서 두 여자를 붙잡고 있는 게 시간 낭비라는 생각은 안 해봤니?”
“서현이는 성격도 좋고 집안 배경도 괜찮아서 너랑 이혼하고도 충분히 잘살 거야.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아이니까 얼마든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어.”
...
본가에서 나온 이서현은 곧바로 차에 올라탔다. 그녀는 손에 들린 호적등본을 멍하니 바라봤고 후련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가슴 한켠이 미어졌다.
한숨을 내쉬며 차창을 내린 이서현은 뇌리에 박힐 정도로 익숙한 창밖의 건물을 뚫어져라 바라보다가 차를 몰고 떠났다.
얼마 전 짐을 싸면서 증명서를 따로 빼낸 덕분에 그녀는 핸즈 별장으로 돌아가는 게 아닌 안윤아의 집으로 향했다.
차는 아스팔트 도로를 질주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서현이 주차를 끝내고 차에서 내리려던 그때 누군가 차창을 두드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임태연이 하얀 원피스를 입고 바로 앞에 서 있었다.
이서현은 차창을 내리며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여긴 어떻게 알고 찾아왔어요?”
안윤아가 살고 있는 곳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기에 갑자기 이곳에 나타난 임태연이 너무도 이상했다.
임태연은 이서현의 얼굴을 본 순간 눈물을 왈칵 쏟아냈고 곧이어 애처로운 눈빛으로 쳐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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