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장
“참 잘났구나. 나를 8시간 반이나 기다리게 할 사람은 또 없을 거다. 그래도 와줘서 고맙다고 해야 하는 건가? 점심에 전화만 걸지 않았어도 네가 일하고 있는 줄 알았을 거다.”
김상철은 테이블을 탁 내리치며 얼굴을 돌렸다.
김도하는 김상철을 아주 극진히 모시는 사람이다. 그는 당연히 김상철이 화난 채로 있도록 내버려둘 수 없었다.
“할아버지, 제가... 전부 설명해 드릴게요.”
김도하는 아주 진지하게 김상철을 바라보고 있었다. 김상철은 피식 웃으며 물었다.
“뭘 설명한단 말이냐? 점심에 회사는 안 가고 전여자친구 집에 갔다고? 아니면 네 전여자친구가 서현이를 얼마나 괴롭히는지 알면서 내버려뒀다고? 들어보니 서현이 일하는 곳까지 쫓아갔다고 하더구나.”
김도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김상철이 이것까지 알고 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의 시선은 자연스레 이서현에게 향했다. 그러자 김상철은 노발대발하며 말했다.
“보긴 뭘 봐! 내가 박 집사한테 조사하라고 했다! 더러운 짓을 하면서 들킬 줄은 몰랐던 거냐?”
할 말이 없었던 김도하는 입을 다물고 시선을 돌렸다.
“할아버지...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에도 잘못을 저지르면 벌을 받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김상철은 의미심장하게 김도하를 바라보더니 천천히 말했다.
“서현이랑 이혼해. 잘못을 한 쪽은 너니까 아무것도 받을 생각하지 마. 서현이는 마음이 약해서 하지 못하는 일, 내가 대신 할 거다.”
김도하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죄송하지만 그건 허락할 수 없어요.”
김상철은 화가 치밀어 올라 눈을 부릅떴다.
“허락을 안 해?”
김도하는 꿋꿋하게 대답했다.
“저 이혼 안 할 겁니다. 저는 처음부터 이서현한테 관심 없었어요. 근데 할아버지가 결혼을 강요했죠. 이제는 제가 잘못을 했다고 이혼까지 강요하시는 거예요? 제 결혼이고, 제 아내예요. 이번에는 제가 알아서 하게 해주세요.”
이 말을 듣고 김상철은 화를 참지 못하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우리 집안에 왜 너 같은 자식이 나왔는지 모르겠다. 네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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