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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장

강이준은 이 말에 충격받았는지 멈칫하고 말았다. “시연아, 난 너 때문에...” “강이준.” 이시연은 더는 대화를 이어 나갈 마음이 없는지 표정이 차가워지고 말았다.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이제는 나랑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야.” 이시연은 그대로 뒤돌아 이곳을 떠났다. 강이준은 마음이 아프긴 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뒤쫓아갔다. “그래. 네가 아니라면 아닌 거지, 뭐. 이제부터 네 말만 들을게.” 강이준은 모든 걸 내려놓은 상태였다. “매니저 자리는 이미 비워둔 상태야. 조감독 일이 끝나면 회사에 다시 우리 소속팀으로 데려오고 싶다고 말할 거야. 계속해서 내 매니저 해주면 안 되겠어?” 발걸음을 멈춘 이시연은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강이준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은 여전히 낯설기만 했다. “매니저 자리를 비워뒀다고?” ‘아라 씨를 데리고 다니면서 내가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어이가 없네?’ 강이준은 이시연이 감동한 줄 알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맞아. 계속 내 매니저를 하고 싶어 했잖아. 네가 돌아오면 일도 많이 시키지 않을게...” 이시연은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강이준은 이상한 기분이 들긴 했지만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일도 많이 시키지 않을 것이고, 시나리오에 투자해서 감독까지 만들어 줄게. 어때?” 이시연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 아라 씨는? 내가 매니저 일을 하고, 아라 씨한테는 비서 일을 시킬 거야? 한 명도 놓치고 싶지 않구나?” ‘정말 염치없는 자식!’ “그게 아니라...” 강이준은 그녀가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설명하려고 했다. “요즘 아라한테 악플이 너무 많이 달려서 일할 수가 없어.” 이시연은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여전히 가소로운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일을 안 해도 너의 뒤를 따라 얼굴도장도 찍고 좋네. 뭐, 이해해. 사람들이 연기의 신의 체면은 지켜주겠지. 그런데 나한테는 왜 매니저 일을 시키겠다고 하는거야? 난 일자리가 필요한 것도 아닌데.” 이시연은 입은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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