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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장

이시연이 답하기도 전에 육성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시연이는 그런 거 잘 몰라.” 육서진이 재빨리 말을 이어갔다. “그래. 잘 모르고 좋아하지도 않아. 게임 노는 거 싫어해. 그리고 삼촌이랑 결혼한 지 얼마 안 돼서 한창 좋을 땐데 언제 경기 보러 올 시간이 있겠어. 안 그래?” 이시연은 그와 시선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긴 속눈썹을 드리운 채 눈동자 깊은 곳에 담긴 감정을 숨겼다. 삼촌은 그녀가 게임을 좋아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육서진은 염유라에게 삼촌과 자신의 사이가 좋다는 걸 보여주며 일부러 도발해 물러나게 하려는 의도겠지만 삼촌은 무슨 뜻일까. 그녀는 시선을 내린 채 조용히 밥을 먹었고 식사는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끝날 때쯤 염유라가 물었다. “이따가 어디로 가요?” 육서진이 그녀의 팔을 잡았다.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 나 오후에 경기 있는데 보러 안 가?” 아직도 끼어들 생각을 한다니, 내가 있는 한 어림도 없지! 두 사람이 멀어진 뒤 육성재가 손을 들어 이시연의 귓불을 살짝 만졌다. “피곤해?” 부드러운 촉감에 저도 모르게 한 번 더 만지는데 왜 요즘 그녀의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 걸까. 이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부드럽게 답했다. “오늘은 이만 가요.” 육성재는 그녀의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갔고 타지라 국내보다 사람이 덜 붐볐다. 그런데 걷다가 문득 길가에 달고나를 파는 게 있어 이시연은 깜짝 놀라며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던 육성재가 피식 웃었다. “먹고 싶어?” 그건 아니지만 해외에서 이런 걸 보니 다소 정겹게 느껴졌다. 하지만 여기선 몇 배나 되는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 아까웠고 게다가 어차피 이틀만 지나면 그들은 국내로 돌아간다. 육성재가 이미 그녀의 손을 잡은 채 다가가 나비 모양을 고른 뒤 돈을 지불하자 이시연이 작게 말했다. “너무 비싸요.” 조심스럽게 사람들을 피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육성재는 마치 햄스터가 먹이를 훔쳐 입에 가득 숨긴 것 같았다. 미소를 머금은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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