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3장
염유라는 진정한 재벌가 아가씨답게 오랜 세월 해외 문화를 접했음에도 행동 하나하나에 고풍스러운 우아함이 묻어났다.
굳이 일부러 드러내지 않아도 시선 한 번에 당당하고 온화한 분위기를 풍겼다.
시선을 돌려 그녀를 바라본 이시연은 어렴풋이 성미현과 비슷한 분위기를 느끼며 전부 바른 가정에서 교양 있게 자란 여자라는 것을 알았다.
육성재에 대한 자신의 마음과 육성재의 마음속에 품은 상대가 염유라라는 걸 알았기에 그녀를 나쁘게 생각할 수가 없어 웃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설산 무척 아름답죠? 나중에 기회 되면 보러 가야겠어요.”
송민준은 이에 한심하다는 눈빛을 보냈다. 사랑의 라이벌에게 저렇게 예의 바르게 대한다고?
하지만 당사자가 있는 자리였기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한편 육성재는 달빛처럼 은은한 눈빛을 보냈다.
“섬에 있다가 그쪽으로 가도 돼.”
이시연은 육성재를 향한 염유라의 의아한 시선을 알아차렸다.
아마 그녀는 자신과 삼촌이 신혼여행을 간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는 것 같았다.
이시연은 사실 염유라가 지금 삼촌에게 어떤 마음을 가졌는지 조금 의아했다.
두 사람이 서로 좋아했다면 왜 만나지 않았을까.
삼촌이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염유라를 만난 후 태연하게 행동하지만 알게 모르게 육성재에게 접근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시연은 뭔가 놓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몇 마디 주고받는 사이 육서진과 함께 성미현도 도착했다.
고작 아랫사람의 환영 파티에 육씨 가문에서 성미현과 육성재가 온 것만으로 충분히 염씨 가문의 체면을 배려해 준 셈이었다.
사람들이 인사를 하러 다가갔고 염유라도 예의 바르게 인사를 건넸다.
“숙모, 오랜만이네요.”
그러고는 육서진을 돌아봤다.
“육서진, 안 오는 줄 알았어.”
육서진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큰 행사에 삼촌까지 왔는데 내가 어떻게 안 와?”
이시연은 말투에서 뭔가 이상한 기운을 느껴 더더욱 중요한 걸 놓쳤다는 기분이 들었다.
성미현이 나무라듯 아들을 툭 쳤다.
“말 똑바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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