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8장
옷엔 특별한 장식이 없이 전체적으로 여유롭고 편한 스타일이었고 겉엔 패딩을 입으면 되었다.
이시연은 옷을 갈아입은 뒤 부드럽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고마워요. 삼촌.”
“사모님.”
남자가 시선을 내린 채 진지한 눈빛을 보냈다.
“다른 호칭으로 불러줄 생각은 없나?”
이시연은 법적인 남편을 삼촌이라고 부르는 것이 이상한 건 맞기에 할 말을 잃었다.
하지만 문제는 오랫동안 그렇게 불렀기에 차마 다른 호칭으로 부르는 게 어색했다.
남자는 손을 뻗어 옷걸이에서 목도리를 꺼내 다정하게 그녀에게 둘러주었다.
그녀가 촉촉하고 투명한 눈동자를 깜박일 때면 꼭 눈으로 말하는 것 같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이 마치 괴롭힘을 당하는 것 같았다.
육성재는 손을 들어 큰 손바닥으로 그녀의 눈을 가렸다.
“이건 반칙이지.”
남자의 목소리는 잠겨 있었고 이시연은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 채 그의 손에서 벗어나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육성재는 눈가에 짙게 깔린 어둠을 억누른 채 힘없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시연아, 내 이름 불러줄 수 있어?”
무의식적으로 빨개진 여자의 귓불을 바라보며 육성재의 눈가에 담긴 무력감과 애정이 더욱 커졌다.
그가 괴롭힌 것도 아닌데.
고개를 끄덕이는 이시연을 보며 그는 다소 차가워진 그녀의 손을 잡고 따뜻한 목소리로 물었다.
“사모님, 이제 가도 될까요?”
고개를 끄덕인 이시연은 요즘 들어 자신의 반응이 무뎌진 것 같았다.
그래서 한참을 가던 중 한 가지 일을 떠올리고 확인하듯 물었다.
“삼촌, 염씨 가문 아가씨가 저번에 초대장 주러 왔던 그 여자 맞아요?”
육성재는 시선을 앞에 고정한 채 다정하게 답했고 한참이 지나도 이시연이 말이 없자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시연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염씨 가문 아가씨가 그날 봤던 하얀색 드레스의 여자고 삼촌이 좋아하는 사람인 건가?
“왜 그래?”
육성재가 물었다.
“둘이 언제 만났어요?”
“어렸을 때. 걔 아버지가 하성에 온 뒤니까 아마 20년은 됐지.”
이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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