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2장
대신 육성재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말이 들렸다.
이시연이 아래층으로 내려갈 때 여자는 작별 인사를 했다.다 계단에서 언뜻 본 상대는 흰색 니트에 검은색 치마를 입고 현관에서 흰색 롱패딩을 걸쳤다.
그녀가 문을 열고 나간 뒤에야 이시연은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마음을 짓누르던 돌덩이가 한층 더 무거워져 숨을 쉬기가 힘들어졌다.
시선을 돌려 이시연을 바라본 육성재가 온화한 눈빛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따뜻한 물을 건넸다.
물컵을 건네받은 그녀는 테이블 위에 놓인 빨간 초대장에 시선을 고정했다.
“이건 뭐예요?”
“염씨 가문에서 딸의 환영 파티를 여는데 우리를 초대했어.”
이시연이 고개를 들었다.
“우리요?”
남자는 피식 웃으며 그녀가 몇 모금 마신 물컵을 가져가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사모님.”
그가 살짝 상기된 어투로 눈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말하자 이시연은 그 호칭에 잠시 당황하며 표정이 어색하게 바뀌었다.
“제가 파트너로 같이 참석해요?”
남자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사모님으로 참석하는 거지.”
이시연은 이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입술을 다물었다.
한편으로는 가슴이 벅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육성재는 시선을 바닥으로 보내는 그녀의 모습에 자기 말이 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두르면 안 된다.
태연하게 감정을 추스른 그가 말했다.
“심수호가 내일 저녁에 우리 결혼 축하해주겠다는데 같이 놀러 갈래?”
이시연은 활달한 심씨 가문의 도련님이 육성재와 늘 사이가 좋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의 초대를 마다할 수가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신혼여행은 춥지도 덥지도 않은 유런 쪽을 골라봐. 아니면 마린시아 섬으로 가도 되고.”
이시연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남자의 중저음 목소리가 다시 들리며 시선이 그녀에게 향한 채 의견을 묻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남자의 깊은 눈매를 바라본 그녀가 한 박자 느리게 반응하면서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제 생각엔 섬이 좋아요.”
남자의 눈가에 미소가 짙어지며 살짝 올라간 눈매엔 소년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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