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9장

“이 미친 여자가!” 주최 측 담당자는 화가 나서 가슴에 통증까지 느껴질 지경이었다. 이 여자가 감히 육성재에게 따지는 건가? ‘넌 죽어도 괜찮겠지만 난 아직 더 살고 싶다고!’ 경비원이 도착하자 담당자는 화가 나서 이미지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사람을 밖으로 끌어냈다. “빨리 저 여자를 여기서 내보내요!” 경비원도 지체하지 않고 상대를 잡은 채 밖으로 2미터가량 끌고 갔다. 담당자가 안도의 한숨을 다 내쉬기도 전에 육성재가 입을 열자 다시 몸이 경직되었다. “잠깐.” “육 대표님, 진정하세요. 저 사람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 육성재는 그를 무시한 채 씩씩거리는 김아영에게 시선을 돌렸다. “육 대표님.” 김아영은 육성재가 자신을 도와줄 거라고 생각했다. “이 사람들이 대표님 앞에서 저한테 이러잖아요. 당장 처리해 주세요!” 그녀가 경비원과 담당자를 노려보며 말하자 담당자의 얼굴이 극도로 일그러지고 육성재의 눈빛은 한층 더 어두워졌다. “뭔가 착각하는 것 같은데.” 모두 그의 말에 귀를 쫑긋 세웠고 김아영은 조금 당황한 표정이었다. “육 대표님, 저 안 도와주실 거예요?” “나랑 그쪽은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이야. 내 아내를 구한 건 송민준이고 우리 집안에서도 해줄 건 충분히 해준 것 같은데. 그게 아니면 송정 그룹이 오늘 행사에 참석할 기회나 있었겠어?” 육성재의 목소리는 한겨울 서리처럼 싸늘하고 매서웠다. 김아영은 당황했다. “하지만 난 민준 오빠 여자 친구인데 이러면 안 되는...” 하지만 남자는 그녀를 한 번 더 쳐다보는 것조차 시간 낭비라는 듯 이미 시선을 거둔 뒤였고 김정우가 콧방귀를 뀌었다. “그건 당신과 송민준 씨 일이지 우리 대표님과 무슨 상관이 있어요? 조금 전 당신의 헛소리를 들어준 것만으로 우리 대표님이 아량을 베푼 거예요. 그리고.” 그는 잠시 멈칫하다가 여자의 얼굴을 지그시 응시했다. “육 대표님은 유부남이니 본인 주제 파악부터 하세요.” 김아영은 뺨을 맞은 기분이었다. 유부남? 주제 파악? 쓸데없이 꼬리치는 수작 따위 부리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