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7장
김아영은 말을 마치고 정중하게 김정우를 바라보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육 대표님 비서 맞죠? 만나서 반가워요. 김아영이라고 해요.”
김정우는 정중하게 악수하며 예의상 고개를 끄덕였다.
김아영의 시선은 육성재에게로 돌아갔고 호시탐탐 노리는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최대한 부드러운 말투와 달콤한 목소리를 내려고 애썼다.
“회사에서 정한 자리가 어디예요? 오늘 전시하는 제품은 뭐예요?”
주최 측 담당자가 육성재에게 공손하게 대하는 것을 보니 이 남자의 신분이 대단한 게 틀림없었다.
육성재는 차가운 표정에 조금의 동요도 없이 그녀를 덤덤하게 훑어보다가 손으로 천천히 약지에 낀 다이아몬드 반지를 돌리더니 시선이 저 멀리 바쁘게 움직이는 주최 측 담당자에게 향했다.
김정우는 은근히 느껴지는 상사의 짜증에 김아영을 바라보았다.
“송정 그룹 일로 왔나요?”
김아영은 들고 있던 팻말을 내려다보다가 자신이 너무 급한 나머지 팻말을 두고 오는 것도 잊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두 눈을 깜박였다.
“민준 오빠와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송정 그룹을 대표할 자격은 없지만 알다시피 오빠가 다리를 다쳐서요. 저도 마침 이쪽 일을 해서 도와주러 왔어요.”
그녀는 내심 완벽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송민준과 만난 시간이 짧다는 건 그들의 관계가 아직 순수하고 그녀의 몸도 깨끗하다는 의미였고 이쪽 일을 한다는 건 자기 능력을 과시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면서 이 남자가 자신을 다르게 보지 않을까 기대했다.
분명 질문을 한 건 김정우인데 그녀는 내내 육성재만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흠잡을 데 없다고 생각했던 김아영의 말이 김정우에게는 다소 어설퍼 보였다.
이런 여자와 이런 말들은 다년간 육성재 곁에 있으면서 질리도록 보고 들었기에 김정우는 사무적인 미소를 지은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송정 그룹은 줄곧 실질적인 사업체를 운영했고 온라인 기술은 이제 막 입문 단계라 김아영 씨는 다른 회사를 보고 배워야 할 것 같네요. 저희는 이만.”
그가 말을 마치자 육성재는 이미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김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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