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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장

육성재는 깊은 눈빛으로 눈앞의 사람을 바라보았고 이시연의 눈동자가 눈에 띄게 흔들렸다. 그녀가 또다시 거절한다면 더 강요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만약 그녀가 이 한 걸음을 내딛지 못한다면 자신이 대신 그녀 앞에 놓인 위험을 처리하면 그만이다. 이시연은 입술을 달싹이며 시선을 내린 채 눈앞에 예쁘게 구워진 계란 후라이를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다가 큰 결심을 한 듯 가슴 속으로부터 무거운 대답이 흘러나왔다. “알았어요. 같이 갈게요.” 피하는 건 그녀답지 않은 행동이다. 육성재의 손끝이 무의식적으로 테이블을 두드리며 알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그 더러운 상황을 마주하게 하는 게 좋은 걸까, 나쁜 걸까. 늘 판을 손에 쥐고 있던 남자가 처음으로 망설이고 있었다. 이시연은 묵묵히 식사를 마친 뒤 저택으로 데려다주겠다는 육성재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냥 저 혼자 가서 앞으로 이틀 동안은 거기서 지낼 거예요.”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토요일 오후가 되면 다시 엘 타운하우스로 돌아와서 기다릴게요.” 말을 마친 그녀는 육성재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차 키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저택에 도착한 뒤 문에 들어서기 전 마음을 추스르고 나서 어른들을 만나러 갔다. 저택에 머무는 며칠 동안 이시연은 낮에는 어르신들과 수다를 떨며 나쁜 일들을 겨우 잊고 지냈지만, 밤이 되면 밀물처럼 밀려오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해졌다. 우진영과 마주쳤는데 그가 여전히 성가시게 굴면 어떻게 벗어나야 할까. ... 그 시각 허소민의 집. 육성재와 이시연의 혼인신고 날이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보며 그녀도 점점 더 잠을 설쳤다. 육성재는 이제 그녀를 만나지도 않았다. 두 회사가 함께 일을 하고 있어도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김정우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이시연에겐 일부러 사람까지 보내 지켜주고 있었고 허소민은 여러 번 접근을 시도했지만 사람들에게 제지당했다. 동생 허정민이 어디선가 그 소식을 듣고 집착을 버리라며 충고했다. 육성재를 포기하라고? 대체 왜? 오랫동안 사랑했던 남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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