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장
이시연은 메시지를 보고 망설임 없이 답장을 보냈다.
[시간 있어요.]
[그러면 부탁 하나만 들어줄래요?]
송민준이 본론을 꺼냈다.
[내일 행사가 있는데 촬영감독이 갑자기 일이 생겼대요. 마땅한 사람을 못 구했는데 와서 도와줄 수 있어요?]
이시연은 하루 늦게 저택으로 돌아가도 괜찮다고 생각해서 동의했다고 식사 도중 육성재에게 언급했다.
“송민준 씨가 내일 촬영 감독이 자리를 비웠다고 나보고 도와달래요.”
남아서 함께 식사하던 김정우가 말을 이어갔다.
“얼마 전에 송민준 씨와 일 얘기를 나눴는데 생각보다 부지런하고 똑똑하더라고요.”
이시연이 미소를 지었다.
그랬다. 송민준을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그의 허술한 모습을 보고 집안의 권력과 영향력에만 의존하는 재벌 2세 바람둥이라고 생각하며 강이준이 바람둥이 도련님과 어울리면 똑같이 변해갈까 봐 앞길을 망치지 않도록 그와 거리를 두라고 당부하기까지 했다.
이시연과 송민준의 접촉이 많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동안의 만남으로 이시연은 송민준을 다르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술과 여자는 가까이하지 않고 일을 함에 있어서 원칙도 있고 정의감도 다분한 사람이었다.
이렇게 비교하니 그때 그녀가 강이준에게 경고했던 게 우스꽝스러울 정도였다.
식사 후 김정우는 주방 청소를 돕고 자리를 떠났고 육성재도 뒤따라 나가자 이시연은 아직 그들이 마무리할 일이 남았다는 생각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몇 분 뒤 육성재가 손에 옷과 신발로 보이는 쇼핑백을 잔뜩 들고 들어왔다.
그녀는 게임을 하다가 그 가방들을 흘깃 쳐다보고는 이내 시선을 돌렸다.
그러다 문득 계단에 던져진 셔츠가 떠올랐다.
도대체 어쩌다 더러워졌을까?
어쨌든 허소민이 의도한 바와 다를 거다.
삼촌은 원칙이 있는 사람이라 절대 방탕하게 행동하지 않는다.
냉정하고 금욕적인 모습은 겉으로만 보이는 모습이 아니었다.
육성재는 시선을 들었다가 다시 돌리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그 게임이 뭐가 재밌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녀가 행복해하니 그것만으로 좋았다.
여자의 마음을 그가 어떻게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