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4장
혹시 지난번 생일 파티 때 허소민에게 당했는데도 육씨 가문이 나서서 도와주지 않아 속상한 마음에 허상 그룹에 관해 물어보는 건가?
하지만 이시연은 그냥 물어봤을 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이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엘 그룹에서 프로젝트를 가져갔다고? 육서진은 이엘 그룹 일을 담당하지 않으니까 삼촌이 한 건가?’
두 집안의 우애가 깊다는 건 이시연도 전해 들었는데 삼촌이 이렇게 허상 그룹 프로젝트를 가져가도 괜찮은 건가.
이 일로 두 집안의 우정에 금이 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괴로워하는 건 아닐까.
이시연은 순간 알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허소민이 그녀를 해치려 했으니 당연히 벌을 받으면 좋겠지만, 젊은 사람들 일로 어른들의 우정까지 영향을 받지는 않길 바랐다.
돌아오는 길, 이시연은 육성재가 자신의 마음을 눈치챌까 봐 조수석에 앉아 배를 어루만지며 한숨을 쉬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돌아다녀 본 게 대학 금방 들어갔을 때였네요.”
나중에 강이준과 만나며 하루하루 쉴 시간이 없었다.
미소를 짓던 육성재가 다정한 눈길을 보냈다.
“일 끝나면 나랑 같이 돌아다녀.”
이시연의 눈이 휘어지며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다.
“좋아요.”
호텔에 도착한 이시연은 차에서 내렸고 옆에서 육성재가 트렁크에서 여벌 옷을 꺼내길 기다리며 눈을 깜빡이다가 하품했다.
현장에서 무척 바쁘다 보니 쉴 시간이 별로 없었다.
육성재는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고 그가 다가가자 이시연은 다시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삼촌, 이거 받아요.”
그녀는 마술이라도 하듯 어디선가 하얀 도자기로 만든 새끼 고양이 한 마리를 꺼냈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조각된 것에 놀라는 육성재의 시선을 바라보며 그녀는 더욱 미소를 지었다.
역시 그녀가 사는 걸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아 이시연의 얼굴은 숨바꼭질에서 이긴 아이처럼 뿌듯한 표정이었다.
분홍빛으로 반짝이는 작은 얼굴이 살짝 기울어졌고, 밝고 맑은 눈동자에 빛이 들어와 은하수처럼 천천히 한곳으로 모였다.
그 순간 육성재는 그녀의 눈에 담긴 자기 모습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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