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2장
다음 날, 이시연은 그들보다 먼저 시내로 돌아갔고 육성재는 먼저 엘 타운하우스로 돌아오라며 이따가 직접 화장하고 옷 갈아입는 곳으로 데려다주겠다고 말했다.
육성재가 샤워하러 간 사이 거실에 앉아 유치한 게임이나 하고 있는데 초인종 소리가 들렸고 그녀는 별생각 없이 문을 열었다.
“육 대표님 계세요?”
허소민이 그녀를 보며 먼저 말을 건넸다.
여전히 정장 차림에 가지런한 긴 머리 사이로 진주 귀걸이를 하고 있었다.
지난번의 만남이 아니었다면 이시연은 이런 그녀를 보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겠지만 혼자 힘으로 높은 곳까지 오른 고학력자가 남자 하나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할 줄은 몰랐다.
그녀에게 딱히 좋은 감정이 없었던 이시연은 예의상 담담하게 대꾸했다.
“샤워 중인데 무슨 일이야?”
“아, 일 때문에요.”
이시연도 괜한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다. 하도 적나라하게 경멸을 드러내는 그녀의 말투는 꼭 자신과 그들이 같은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걸 조롱하는 것 같았다.
이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말씀 전해드릴까요?”
“그럴 필요 없어요. 제가 기다릴게요.”
허소민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하자 이시연은 그녀가 들어올 수 있도록 길을 터주었다.
허소민은 거실에 앉아 집 안의 장식을 둘러보았는데, 육성재가 좋아하는 무채색 스타일은 아니었다. 비록 집 전체가 흰색으로 되어 있었지만 작은 디테일에서 따뜻함을 엿볼 수 있는 인테리어였다.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아무 말 없이 게임이나 하는 옆 사람을 바라보았다.
얼마나 유치하고 한심한가, 타고난 권력자인 육성재가 어떻게 이런 유치한 여자를 좋아할 수가 있는지.
자기처럼 부지런하고 능력 있는 여자만이 그에게 최고의 선택지라 생각했다.
육성재가 샤워를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올 때까지 이시연은 놀고 있던 퀘스트를 넘지 못했고 집중하는 표정을 보니 오늘 넘기 전까지는 자지 않겠다는 기세였다.
피식 웃음을 터뜨리던 육성재는 맞은편에 누군가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고, 누구인지 확인하는 순간 육성재의 눈에서 미소가 금세 사라졌다.
허소민은 고개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