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3장
이시연은 한참 동안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을 비운 뒤에야 마음이 진정되었다.
끊임없는 내면의 갈등에 휘말리는 대신 다가올 위험이 무엇이든 맞서 싸우는 게 훨씬 그녀다웠다.
강이준과의 관계에선 이미 할 말을 전부 끝냈고 그가 정말로 선 넘는 행동을 한다면 이시연 또한 절대 가만히 있지는 않을 거다.
생각을 갈무리한 뒤 재언 그룹과의 일로 바삐 돌았고 곧 캐스팅이 시작될 예정이어서 감독인 그녀는 대본을 철저히 파악해야 했다.
그렇게 이틀이 훌쩍 지나고 화요일이 되었다.
8시에 오렌 엔터에 도착한 이시연은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누군가의 안내를 받아 위층 공연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주찬우와 전지유가 그곳에 있을 줄이야.
전지유는 그녀를 보자마자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이시연 씨.”
약간 곱슬곱슬한 긴 금발 머리가 어깨에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고, 검은색 롱 드레스에 얄쌍한 하이힐을 신은 채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면서도 멋스러웠다. 휘어지게 웃는 미소만 아니면 차갑고 도도한 귀족 아가씨가 따로 없었다.
이시연은 순간적으로 그녀에게 자신은 친구가 아니라 맛있는 컵케이크 한 조각으로 느껴지는 착각에 빠졌다.
그녀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꼭 허정민이 좋아하는 디저트를 바라보던 모습과 무척 닮아 있었다.
전지유의 열정적인 모습에 비해 주찬우는 담백하고 우아했으며 늘 그렇듯 따듯하고 온화한 재벌가 도련님의 모습으로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부드러운 웃음을 머금은 목소리로 물었다.
“아침 먹었어요?”
전지유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이시연에게 관심이 있나?
“아침 먹고 왔어요.”
이시연은 그를 돌아보았다.
“찬우 씨가 여기는 왜...”
“이 드라마는 우진 그룹에서도 투자했어요. 이런 대단한 스폰서가 없었으면 백선아 데려오지 못했을 거예요.”
전지유의 쾌활한 목소리는 도도하고 차가운 그녀의 외모와 어울리지 않았지만 이질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냥 일하는 거죠. 저쪽에 벌써 오디션 보러 온 배우들이 꽤 많은데 가 볼래요?”
주찬우는 가볍게 웃으며 태연하게 말을 돌렸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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