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8장
주마등처럼 무언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며 심호흡을 뱉은 뒤 슬그머니 고개를 내밀었다.
이시연은 육성재가 부엌으로 유리컵을 가져가는 동안 소파에 반듯하게 앉았다.
육서진은 한숨을 내쉬며 오늘 싸우다가 머리를 다쳐서 환각을 보는 게 아닌지 심각하게 의심했다.
오후에 병원에 가서 검사받은 뒤 진단서로 강이준의 돈을 뜯어낼 생각이었다.
...
경찰서에선 강이준이 차를 몰고 가는 이시연의 모습을 지켜보는 동안 매니저가 차를 몰고 왔다.
극도로 일그러진 그의 얼굴을 보며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차에서 내려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주었다.
장아라가 따라 차에 타려고 하자 강이준은 차갑게 그녀를 흘깃 쳐다봤다.
“난 할 일이 있으니까 알아서 가.”
그렇게 말한 뒤 그는 차 문을 닫고 매니저에게 당장 차를 몰고 출발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장아라는 한참을 길가에 선 채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예전엔 자신을 지극히 아껴주며 차를 따라줄 때도 뜨거울까 봐 배려해 주던 남자가 이젠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를 길가에 버려두고 떠났다.
마치 어젯밤의 쾌락은 모두 그녀의 환상이었던 것처럼.
그녀는 주먹을 하도 꽉 쥐어서 네일 하나가 또 부러졌다.
강이준은 사무실로 돌아왔고 회사 사람들과 팀원들은 그의 얼굴에 난 크고 작은 상처를 보고 모두 놀랍고 신기한 표정을 지었다.
팀의 고참 직원 중 한 명은 다가가 안부를 묻고 싶었지만 그의 차가운 시선을 마주한 뒤 움직임을 멈췄다.
매니저는 서류 더미를 들고 고개를 숙인 채 조심스럽게 그의 뒤를 따라가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물건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이준 씨, 이건 최근 다른 회사에서 건넨 광고와 작품인데 몇 개 골라서 받지 않을래요?”
강이준은 표정이 조금도 풀리지 않은 채 차갑게 하나를 가져가 대충 넘겨보고는 전보다 더 어두워진 눈빛을 보냈고 비서는 불안했다.
“마음에 안들면 다른 것도 보세요. 많아요.”
조심스레 하나를 꺼내 건네자 강이준은 표지에 적힌 회사 이름만 흘깃 쳐다보다가 매니저의 발밑에 쾅 던졌다.
“이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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