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장
강이준은 감정을 억누르며 입술을 살짝 달싹이다가 말했다.
“시연아, 난 네 남자 친구야. 너에 대해 궁금해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이 말에 이시연은 어이없고 황당했다.
상대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멍청이 같은 모습에 깊게 한숨을 쉬고는 이렇게 말했다.
“강이준, 나에 대해 궁금한 게 맞아? 아니면 너랑 장아라가 알콩달콩 지내는 모습을 들켜서 마음이 불편해?”
강이준의 표정이 바뀌더니 정곡을 찔린 듯한 얼굴로 발끈하려다가 막상 선뜻 화를 내지 못했다.
“시연아, 그게 무슨 말이야? 난 오늘 협업 파트너를 만나러 갔고 아라랑 예전에 알던 사이라서 얘기 좀 편하게 하려고 데리고 간 거야.”
이시연은 콧방귀를 뀌며 웃었다.
“무슨 의뢰인인데 팔짱까지 끼고 만나? 누가 보면 결혼식 버진 로드 걷는 줄 알겠네.”
그녀의 대꾸에 강이준이 미간을 찡그렸다.
“시연아, 내 말 못 믿어? 네가 화낼까 봐 말 안 했어.”
이시연은 그저 우습기만 했다. 화낼까 봐 말 안 했다고?
화날 줄 알면서 왜 데리고 간 걸까.
잘못이란 걸 알면서도 왜 그렇게 행동하는 걸까.
본인은 얼마나 터무니없고 우스꽝스러운 해명인지 알기는 하는 걸까.
이시연이 피식 웃었다.
“그래, 너는 그렇게 생각해. 난 가서 쉬어야 하니까 비켜.”
강이준은 그녀의 입가에 담긴 조롱과 차가운 표정을 보며 양옆으로 늘어뜨린 손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온몸에 가시가 돋친 듯한 이시연의 모습에 그의 인내심도 바닥났다.
왜 저렇게 말을 안 듣는 걸까.
고집스러운 모습에 짜증이 났다.
장아라처럼 얌전하고 온순할 수는 없는 걸까.
처음으로 이쯤에서 헤어지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장아라는 그녀보다 훨씬 나았고 그가 원하는 여자들은 줄곧 그에게 잘 보이느라 바빴다.
가족도 친구도 없고 원하는 사람도, 기댈 곳도 없는 고아인 이시연이 대체 뭘 믿고 그와 이런 식으로 맞서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런 생각을 하며 강이준은 더 이상 해명할 의욕을 잃고 이시연이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도 잡지 않았다.
이시연은 바로 위층으로 올라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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