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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안녕이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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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장

‘아니! 난 새끼손가락을 잃고 싶지 않아!’ 도수영은 덜컥 겁이 났다. 지하 감옥의 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경호원 여러 명이 길을 터주었고, 경민이 여유롭게 걸어 들어왔다. 경민을 본 박은미는 황급히 앞으로 달려갔다. 박은미의 아기 같은 귀여운 얼굴에는 초조함이 가득했다. “경민아, 제발 수영이를 풀어줘. 수영이랑 난 절친이야. 수영이가 그런 일을 한 건 분명 잠깐 실수한 거야! 경민아, 내 손은 괜찮아. 그러니까 제발 수영이를 용서해 줘.” “은미야, 네가 그랬잖아! 널 괴롭히는 사람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경민은 고개를 돌려 차가운 눈빛으로 도수영을 노려보았다. 푸근하고 잘생긴 얼굴에 나타난 냉정한 표정은 저승사자처럼 꽤 무서워 보였다. 그의 입술은 유현진보다 조금 더 두꺼웠다. 진모연이 예전에 그러한 입술을 가진 남자는 일반적으로 성격이 좋다고 그랬었다. 한때 도수영 또한 경민이 정인군자처럼 성격이 너그럽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다시 만난 후에야 남자의 마음이 독해지면 아무리 다정한 얼굴일지라도 냉혹하고 잔인하게 변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수영, 말해! 왜 사람을 시켜 은미의 손을 부러뜨린 거야?” “아니! 난 그런 적 없어!” 의식이 천천히 되돌아온 도수영은 다급히 변명했다. “경민아, 네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어! 난 오늘 밤 지하 주차장에서 나와서 바로 집으로 돌아갔어. 그런데 내가 어떻게 은미의 손을 부러뜨렸다고 그래! 은미야! 난 널 해친 적 없는데, 넌 왜 날 모함하는 거야? 왜!” “수영아, 오해하지 마. 난 널 모함한 적 없어. 정말 널 모함한 적 없어!” 박은미와 임연아는 역시 절친이 맞았다. 두 사람 모두 순진한 척, 가련한 척 연기하는 연기력이 그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였다. 박은미는 경민의 소매를 붙잡고 애처롭게 애원했다. “경민아, 그만 수영이를 놓아줘! 난 수영이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고 믿어! 경민아, 제발 수영이한테 상처 주지 마!”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고? 수영이가 사람을 시켜 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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