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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장

아직 병원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잔뜩 화가 난 송민주가 나를 가로막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무슨 일이죠?” “배승호 씨, 다은이한테 뭐라고 했어요? 다은이가 너무 화나서 울었어요. 다은이 성격은 제가 제일 잘 알죠. 분명 승호 씨가 다은이한테 상처 주는 말을 했을 거예요.” ‘임다은이 울었다고? 임다은 울 줄도 아는 여자였어?’ 그녀가 마지막으로 울었던 건 아이 때문이었다. 그리고는 언제 울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방금 전 말들이 그 정도로 다은이를 힘들게 했다고?’ ‘다은이가 했던 일들을 내가 똑같이 해서 돌려준다면, 다은이는 견딜 수 있었을까?’ “송 선생님, 수술을 준비해 주세요. 여기에 하루도 더 있고 싶지 않아요!” 말을 마치자마자 나는 병실로 들어갔다. 나는 임다은에게 완전히 실망했다. 그녀 눈에 나는 남편이 아니라 도구였다. 필요할 때만 부르고 필요 없을 땐 치워버리는 도구 말이다. 송민주가 뒤를 따라왔다. “임다은이랑 얘기해 봤어요?” 나는 이불을 걷어내고 침대에 누우면서 차갑게 말했다. “아뇨.” 송민주가 화가 난 얼굴로 나아갔다. “좀 좋게 얘기하면 안 돼요? 다은이는 방금 아이를 잃었어요. 그럼에도 승호 씨를 보러 온 건 승호 씨가 걱정돼서겠죠. 왜 상처 주는 말을 하시는 거예요? 그러니까 현호 씨한테 안 되는 거예요. 조금만 말을 잘 들었으면 이렇게 되진 않았을 거라고요!” “그만하시죠.” “송 선생님, 당신이랑 상관없는 일이에요. 두 사람은 좋은 친구잖아요. 내가 어떻게 하든 다 제 잘못이겠죠. 저도 할 말 없어요!” 송민주는 분노를 누르며 나에게 말했다. “알겠어요. 더 이상 두 사람 일에 간섭하지 않을게요. 하지만 제발 다은이한테 상처 주지 마요. 승호 씨가 낫기만 하면 이혼하겠다고 다은이도 말했으니까 저도 최선을 다해서 치료할 거예요.” “감사합니다.” 말을 마친 나는 바로 옆으로 누웠다. 송민주가 임다은을 감싸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나를 김현호와 비교하는 건 참을 수 없었다. 나는 나고 김현호는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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