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장
병원에서 이틀 더 지내다 보니 미쳐버릴 것 같았다. 나는 이곳을 빨리 떠나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었다. 나는 잔뜩 허약해진 몸을 끌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저 그늘 아래 멍하니 앉아 있었다.
“배승호?”
“승호야, 어떻게 된 거야?”
익숙한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임석훈이 환자복을 입고 서 있었고 옆에는 한 소녀가 서 있었다. 그 소녀는 눈이 휘어지게 웃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승호 오빠, 저 몰라보겠어요? 저 수진이에요!”
나는 정신을 차리고 웃으며 대답했다.
“수진아, 이게 몇 년 만이야? 이제 다 컸네. 몰라보게 예뻐져서 못 알아볼 뻔했어!”
임석훈이 웃으면서 내 옆에 앉았다.
“누굴 닮았는지 고집이 세서는... 병원에 오지 말라고 했는데도 계속 와.”
“아저씨는 어떻게 된 거예요?”
임수진이 내 팔을 친근하게 감싸며 말했다.
“왜 다쳤는지 들으면 웃을 수도 있어요. 그냥 길을 걷다가 넘어져서 뼈가 뿌러졌지 뭐예요. 보름이 지났는데 이제야 겨우 걸을 수 있게 됐어요.”
말을 마친 임수진이 갑자기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승호 오빠는 무슨 일로 입원했어요?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아 보이는데...”
임석훈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저번에 봤을 때까지는 괜찮았잖아. 무슨 일로 갑자기 입원까지 한 거야?”
나는 괜찮은 척하며 고개를 저었다.
“별로 크게 아픈 건 아니에요. 아저씨가 입원한 줄은 몰랐네요. 알았으면 더 빨리 찾아뵐 걸 그랬어요.”
“별거 아니야. 수진한테도 걱정하지 말라고 했는데 말을 안 들어. 그러니까 승호 너도 신경 쓸 필요 없어. 나이가 들었으니 가끔 이런 일도 있는 거지 뭐.”
임석훈의 주름진 얼굴을 보면서 나는 아버지 생각이 났다.
‘만약 아직 살아 계셨더라면 이제 은퇴할 나이가 되지 않았을까...’
‘수십 년 동안 힘들게 일만 하시다가 그렇게 고통스럽게 돌아가시다니...’
나는 가슴이 아파 났고 나 자신에게 또 한 번 실망을 해버렸다.
내 표정이 좋지 않은 걸 본 임수진은 재빨리 나를 위로했다.
“승호 오빠, 아저씨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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