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장
송민주가 갑자기 임다은의 말을 끊고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
“다은아, 네가 행복하지 않은 결혼생활을 했다는 건 나도 잘 알아. 하지만 그건 배승호 씨의 잘못만은 아니야. 난 젊은 나이에 뇌종양에 걸린 배승호 씨가 불쌍했지만, 너를 놓아주지 않고 질척대는 배승호 씨가 밉기도 했어. 하지만 이 결과는 배승호 씨에겐 너무 불공평하잖아?”
나는 송민주가 나를 위해 얘기해줄 줄 생각지 못했다. 아마 이것도 그녀의 동정심이겠지. 그렇다. 나도 남하시의 제일가는 가문의 도련님이 왜 이 지경까지 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민주야, 지금 누구 편을 드는 거야?”
임다은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고 나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가 화가 났고 지금 이 상황이 무척이나 맘에 들지 않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다은아, 네가 현호 씨를 좋아하고 아이를 잃었기에 더 잘하고 싶다는 거 잘 알아. 하지만 배승호 씨도 너에게... 아니다. 배승호 씨 얘기는 그만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얘기해 보자!”
이윽고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그게 임다은이라는걸 느낄 수 있었다. 나보다도 그녀의 향기와 체취를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떡하긴 뭘 어떻게 해.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줘야지. 난 승호에게 빚진 게 없어. 승호가 아니었다면 나도 지금처럼 되지는 않았을 거야. 네가 있으니 승호는 죽지 않을 거야. 그렇지?”
그러자 분위기가 한층 더 차가워졌다.
“장담할 수는 없어. 하지만 난 배승호 씨가 아직 널 사랑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어. 일단 며칠 동안 네가 여기 함께 있어 주는 게 좋겠어. 배승호 씨가 깨어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
“그래, 그러면 너는 신경과 전문의를 알아봐 줘. 여긴 나한테 맡겨.”
송민주는 떠났고 나도 내가 죽은 게 아니라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걸 알게 되었다. 뇌에 종양이 있어서 내 몸을 움직일 수 없지만, 외계의 소리는 들을 수 있었다.
예전 같았다면, 임다은이 내 곁에 있어 주면 아직 마음속에 내가 있다는 생각에 무척이나 기뻤을 것이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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