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장
난 대화 주제를 돌렸다.
“송민주 씨, 대체 언제쯤 수술받을 수 있을까요?”
내 병에 대한 질문을 하자 송민주의 얼굴이 다시 굳어졌다.
“중기에서 말기로 넘어가는 단계라 수술하면 리스크가 많이 커요. 그래도 수술을 강행하고 싶은가요?”
성공 확률이 낮다고 해도 수술이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살아 남아야 아버지의 유언대로 내가 어릴 때부터 지냈던 배씨 저택을 되찾을 수 있다.
“수술받아야 살 가망이 있지 않겠어요?”
내 말에 송민주는 동정의 눈빛을 보냈다. 그러나 그녀는 빠르게 표정을 지우고 문서 하나를 건넸다.
“이건 수술 동의서예요. 성공 확률은 50%, 확신하지는 못해요. 하지만 배승호 씨와 약속을 했으니 최선을 다할게요.”
“그리고 수술은 반드시 임다은에게 알리세요. 의외의 사고가 생겨 다은이가 영문도 모르고 과부가 되지 않게요.”
“수술은 앞으로 2달 동안 고민할 시간이 있어요. 그 전으로 두 사람의 관계도 끝내는 게 좋을 거고요.”
송민주가 떠나고 조용해진 방안에서 난 3개월 후 무사히 회복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봤다. 그리고 3달 안으로 임다은이 이혼에 승낙을 해줄지도 고민해 봤다.
이런저런 생각에 난 그 밤을 거의 뜬눈으로 지새웠다.
자꾸 들리는 아이의 웃음소리는 어릴 적 내가 저택에서 아버지와 연을 날리는 추억이었다. 그러나 어머니의 얼굴이 자꾸 흐릿하게 보였다.
잠에서 깨 보니 잠깐 잠에 들어 꿈을 꾼 것 같았다.
“배승호, 이젠 일어났지? 오늘 김현호가 영화 시사회가 있다고 임신 검진을 같이 갈 시간이 없대. 오늘 회사로 데리러 와줘. 같이 병원 가자.”
임다은이 제 할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으려다가 다시 핸드폰에 대고 말했다.
“어휴 됐어. 그렇게 비틀거릴 거면 차라리 집에 기다려. 집사보고 데리러 오라고 할게. 집에서 같이 병원으로 떠나자.”
“그래.”
나한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해도 난 알겠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간단하게 세수를 마치고 검은색 캐주얼 정장을 차려입었다. 그때 집사가 전화를 걸어와 아래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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