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장
“우엑!”
난 바닥에 새빨간 피를 뿜어냈고 머리가 윙윙 울렸다. 생각해 보니 하루 종일 제대로 쉬지 못해 체력이 바닥까지 내려간 것 같았다.
이 몸으로 대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예상조차 되지 않았다. 이혼까지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승호 형 지금... 그렇게 작은 일로 피까지 뿜을 일이에요? 사내가 되어서 쪼잔하기는.”
깜짝 놀랐던 임다은은 다시 차가운 얼굴로 돌아서더니 나를 향해 비아냥거렸다.
“점점 연기가 물오르네. 피 토하는 것도 진짜 깜빡 속을 뻔했잖아!”
내가 눈앞에서 죽어도 연기라고 할 사람이었다.
털썩.
두 사람 앞에서 비참하게 쓰러지고 싶지 않았으나 결국 몸을 이기지 못하고 정신을 잃었다.
“민주야, 이 사람 왜 이래? 연기가 아니야?”
귓가에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나에 대한 관심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다은아, 그날에 말해주려고 했는데 배승호 씨 정말 많이 아파...”
“민주야, 배승호가 얼마나 연기를 잘하는지 알아? 배씨 가문 큰 도련님이라 작은 일에도 걸핏하면 쓰러졌고 이번도 처음 쓰러진 게 아니야. 아마 처음 보는 넌 속아 넘어갈지도 모르겠네.”
임다은은 끝까지 송민주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녀한테 있어 내 모든 게 연기였다.
임다은은 내가 떠나려고 한 것도 연기의 일부분이라 생각했다. 그동안 난 정말 그녀를 보배처럼 아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승호 형, 다은 누나가 의사를 불렀으니 연기는 그만 접어둬요. 정말 괴롭힘이라도 당한 것처럼 왜 이렇게 안쓰럽게 굴어요? 다른 사람이 보면 정말 뭐라고 생각하겠어요?”
김현호는 계속해서 비아냥거렸고 그의 얼굴만 보면 난 속이 더 메슥거렸다. 김현호는 분명히 내 진단서를 확인했을 테니 내 병에 대해 모를 리가 없었다.
“마음대로 생각해. 피곤하니까 다들 나가줘.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말고.”
임다은과 김현호의 얼굴을 다시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무슨 소리를 떠들든지 변명하기도 지쳤다.
임다은은 날 힐끗 노려보았다.
“다음엔 좀 더 신선한 소재로 부탁해. 의사 찾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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