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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장 어처구니없는 말

유정숙이 뒤죽박죽으로 말하긴 했지만 수지의 어렸을 적 추억을 함께하려고 열심히 듣고 있었다. 들을수록 유정숙이 정말 수지를 아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원래부터 악의가 없었던 추설희는 유정숙을 데려오고부터 지극히 보살피고 있었다. 유정숙은 추설희의 손을 꼭 잡고 수지와 많이 닮았다면서 무조건 수지 엄마라고 믿고 있었다. 하동국과 김은경이 친딸을 찾은 뒤로 세 가족이 수지를 괴롭혔다면서 추설희더러 대신 복수해달라고 했다. 하는 말마다 수지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다. 감동한 추설희는 유정숙을 더욱 존경하게 되었다. 추설희는 수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갑자기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수지야, 미안해. 지금 엄마를 탓하고 있는 거야?” “할머니 보여주세요.” 수지는 드디어 입을 열긴 했지만, 추설희의 말을 무시한 채 유정숙을 보여달라고 했다. 추설희가 카메라를 유정숙에게 돌리면서 말했다. “수지야, 봐봐. 할머니 하나도 다치지 않았어. 지금 예전에 함께 살던 수지 방에 있어.” 유정숙이 온화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수지야, 걱정하지 마. 할머니 괜찮아. 수지야, 엄마 엄청 예뻐. 할머니 마음에 쏙 들었어.” 추설희는 수지한테 증명하려고 여러 각도로 유정숙을 보여주었다. 수지는 할머니가 다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고, 웃고 있는 것을 보니 별로 충격받지 않았다는 생각에 그제야 안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추설희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랐다. 친자확인도 아직 하지 않았는데 그저 닮았다고 엄마라고 부르기가 어려웠다. “수지야, 엄마 진짜 예뻐. 젊었을 때 모습이 너랑 똑같아.” 유정숙이 직접 핸드폰을 들고 말했다. “수지야, 왜 얼굴 안 보여?” “카메라를 돌려서 그래요.” 추설희의 얼굴이 안 보이자, 수지는 그제야 부드러운 목소리로 돌아왔다. “할머니, 지금 집에 계세요?” “응. 너희 엄마가 너 어릴때 사진을 보고 싶다고 해서 여기까지 데려왔어. 너 어렸을 때 사진이랑 동영상을 보여줬는데 눈물을 흘리더라고. 할머니가 너를 괴롭히지 않았다고 했는데도 눈물을 멈추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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