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장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려고
박서진이 VIP 병실로 돌아오자 남지아는 이미 박선재와 함께 바둑을 두고 있었다.
남지아는 허리를 곧게 펴고 앉아 있었으며 어릴 때부터 배운 무용 덕분에 그녀의 자세와 태도는 매우 단아하고 우아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녀는 악기, 바둑, 서예 등 다양한 교양을 익혔고 외모도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기품 있는 분위기를 풍겼다.
행동 하나하나에는 재벌 집 규수 특유의 고상함과 품격이 묻어났으며 사람을 대할 때도 적당한 거리감과 예의를 유지했다.
남씨 가문은 전국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으로 알려졌지만 남지아에게서는 흔히 보이는 거만하거나 오만한 태도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남씨 가문 사람들은 남지아를 매우 훌륭하게 길렀다.
이 점이 바로 박선재가 남지아를 만족스럽게 여기는 이유였다.
다만 박선재의 의남매인 유정숙이 부탁하면 박선재는 무조건 몇 번이고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박서진이 남지아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수지와 잘해보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박서진은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고 있었다.
박선재는 속으로 문득 박서진이 혹시 여자가 아니라 남자를 좋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그는 요즘 인터넷에서 동성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이고 이성은 단지 번식을 위한 관계라는 글을 본 적이 있었다.
박선재는 자신이 나이가 많아도 여전히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자부했다. 요즘 세대와의 간격도 없다고 믿고 있었기에 이런 생각이 떠오른 게 자연스럽게 여겨졌다.
한편 남지아는 바둑알을 손에 들고 어디에 둘지 깊이 생각하는 듯 집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매끄럽고 잘 관리된 손끝에서 느껴지는 섬세함은 그녀의 세련된 품격을 드러냈다.
반면 박선재는 손에 오래된 보온병을 들고 여유롭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박선재는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특유의 냉랭한 표정으로 서 있는 그의 손자 박서진이 있었다.
박선재는 문 앞에 서 있는 박서진과 바둑에 집중하고 있는 남지아를 번갈아 보다가 심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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