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장 성수 박씨 가문의 사람들이 수지를 데리러 오다
박서진의 냉랭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또 다른 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온화하고 점잖은 외모를 가졌으며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이었다. 금테 안경을 쓰고 있었지만 안경 너머의 눈빛은 차갑고 날카로웠다.
이 남자는 박이경의 친동생인 박경으로 박서진이 신뢰하는 경호원 중 한 명이었다. 박경은 말없이 앞으로 나서더니 손을 뻗어 박이경의 목덜미를 잡았다.
“지금부터 형 입에서 단 한마디도 듣고 싶지 않아.”
덩치가 큰 박이경은 자기 동생의 손에 잡혀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뒤로 밀려났다.
하씨 가문에 대한 자료는 이미 박서진이 손에 넣은 상태였다. 하씨 가문의 별장에는 헬리포트가 없었기에 박서진 일행은 먼저 근처 호텔의 옥상 헬리포트에 헬리콥터를 착륙시킨 후 차량으로 하씨 가문 별장으로 이동했다.
검은색 롤스로이스가 별장 대문 앞에 도착했을 때 대문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별장 현관문에는 검은색 벤츠 지바겐이 끼어 있었고 별장 내부는 텅 비어 사람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박이경, 박경, 안에 들어가서 확인해 봐.”
“네, 대표님.”
박이경과 박경은 함께 하씨 가문의 별장 안으로 들어갔고 박서진은 휴대폰을 꺼내 수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수지의 휴대폰은 꺼져 있었다.
박서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수지가 정말 닥터 제니라면 그녀는 절대 무슨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 박선재의 수술 전에 반드시 그녀를 데리고 돌아가야 했다.
“대표님, 수지 씨는 별장 안에 없습니다.”
박이경과 박경은 금세 돌아와 박서진 앞에서 상황을 간단히 보고했다.
“대표님, 제가 하씨 가문 별장의 CCTV를 복제했습니다.”
박경은 세심한 성격답게 일 처리가 매우 철저했다. 그는 안경을 살짝 고쳐 쓰며 말했다.
“수지 씨가 지금 어디 있는지 이미 알아냈습니다.”
...
한 시간 전 하동국 가족은 깊은 잠에 빠진 수지를 데리고 하씨 가문의 다른 별장으로 향했다.
그 별장은 도시 외곽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시내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었다. 박서진 일행이 차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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