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장 이다은의 말실수

“엄마랑 여동생이 저한테 약을 먹인 것도 아니고 절 학대한 것도 아니에요. 제가 너무 피곤해서 밥 먹고 올라가서 잤을 뿐이에요.” “저랑 양정아 씨는 잘 모르는 사이예요.” “수지야!” 양정아는 눈을 크게 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 이 사람들한테 협박당한 거지? 협박당한 거면 솔직히 말해!” “수지야, 걱정하지 마.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널 도와줄게.” “전 정말 양정아 씨랑 친하지 않아요.” 수지는 양정아의 말을 끊으며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이제 나가주세요. 전 좀 쉬어야겠어요.” 양정아는 한순간 마음이 무너지는 듯했다. 그녀는 수지를 빤히 쳐다봤지만 수지의 눈빛은 담담하고 목소리는 평온했다. 전혀 장난으로 하는 말이 아니었다. “알았어. 이해했어.” 양정아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양정아, 너도 참 꼴 좋다.” 하윤아는 한쪽에서 비웃으며 말했다. “너 혼자 잘난 척하면서 착각 속에 살다가 바람 맞은 기분이 어때?” 양정아는 하윤아를 매섭게 째려보며 결국 경찰에게 끌려 나갔다. 양정아가 끌려간 후 하윤아는 수지 앞에 다가와 앉으며 비아냥거렸다. “언니 진짜 매정하네. 양정아는 다 언니를 위해서 한 건데, 언니가 양정아한테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어.” 수지는 지금 온몸에 힘이 없고 머리도 아팠다. 하동국이 뿌린 삼초탈이라는 가루는 중독되면 한동안 몸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정신도 흐릿해지게 한다. 이 삼초탈의 부작용을 완전히 없애려면 매우 희귀한 약재가 필요했다. 수지는 그 약재를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 성수시의 베일에 싸인 재벌가인 남씨 가문에서만 구할 수 있었다. 수지는 지금 상태가 나빠 하윤아와 김은경 모녀와 정면으로 맞서 싸울 수 없었다. 이 모녀가 그녀와 양정아를 갈라놓고 싶어 한다면 그들의 뜻대로 해주는 수밖에 없었다. 다만 양정아가 억울하게 며칠간 경찰서에 잡혀 있어야 할 것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언니, 왜 말이 없어?” 하윤아는 웃으며 말했다. “아, 맞다. 내가 깜빡했네. 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