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장
한서준은 이시아의 어머니가 한 말이 옳다는 것을 모를 리 없었다.
그도 자신을 여러 번 설득해 보았지만, 눈을 감기만 하면 이시아와 함께했던 순간들이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돌았다.
반평생 동안 그는 누군가가 자신에게 진심으로 대해주기를 간절히 바라왔다.
한때 그는 그 사람이 장희주라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그저 친구로만 지내길 원했다.
그리고 이시아가 떠난 후에야 그는 그 사람이 이미 나타났음을 깨달았지만, 그는 그녀의 마음을 상처투성이로 만들고 말았다.
뒤늦게 찾아온 죄책감과 후회로 인해 그는 이성을 완전히 잃고, 오직 이 관계를 회복해 그녀를 곁에 두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에게 그가 하는 모든 것이 이시아를 더욱 멀어지게 할 뿐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이 순간 한서준은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웠으며, 갈등하고 절망했다.
한편으로는 뼛속 깊이 박힌 집착이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성적인 판단에 따른 포기가 있었다.
그는 결심을 내릴 수 없었다.
김현정은 그가 설득된 것처럼 보이자, 서둘러 말을 이었다.
“너희는 아직 젊고, 많은 일을 겪어보지도 않았으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지도 않아서 이미 끝났어야 할 관계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거야. 이제 시아를 더 이상 따라다니지 마. 그렇게 하면 그녀의 발걸음을 붙잡을 뿐만 아니라 네 미래도 가로막게 될 거야. 사실 인생은 길고 넓어. 과거에 에너지를 낭비하기보다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훨씬 나아.”
한서준이 입원해 있는 동안, 이시아는 개학 전 딱 한 번만 그를 보러 갔었다.
이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예전의 그 차가운 오만함도 사라졌고, 얼마 전처럼 고집스러워 보이지도 않았다.
헤어진 후 두 사람은 마침내 차분하게 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주제도 더 이상 감정에 국한되지 않고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서준은 그녀에게 몸이 회복되면 곧바로 귀국해 학업을 이어가기로 결정했고, 더는 파리에 머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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