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장
더 이 얘기를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더 얘기하면 배민훈이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송민지의 두 발은 붕대로 칭칭 감싸져 있어 마치 미라 같았다. 타타미에서 내려온 송민지는 채 다 먹지 못한 쿠키를 배민훈 손에 쥐여주며 얘기했다. “오빠는 오빠고, 주익현은 주익현이죠.”
배민훈의 눈에 이상한 감정이 서렸다. 속으로 생각하는 것과 입으로 말하는 것은 꽤 달랐다. “맛없어?”
송민지는 걸을 때 힘이 들지 않고 발도 아프지 않게 커다란 슬리퍼를 신었다.
“너무 달아서 싫어요. 오빠, 밥 먹으러 가요. 저 배고파요.”
송민지는 계단을 내려갔고 배민훈은 그 뒤를 따랐다. 어느새 손의 쿠키는 사라진 후였다.
그 쿠키는 이미 배민훈의 배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송민지는 항상 그랬다. 좋아하지 않는 음식은 낭비하기도 싫었고 버리는 것도 싫었다.
그건 음식이 없어 배곯을 때를 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매번 먹지 못하면 배민훈에게 나머지를 다 주었다.
배민훈이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도 매번 그에게 주면 배민훈은 다 먹었다. 그런 일이 자주 있다 보니 송민지도 어느새 습관이 되었다.
내려가 밥을 먹을 때, 송민지의 옆에는 쌀밥이 한 그릇 가득 놓여 있었다. 마치 그녀가 배부르게 먹지 못할까 봐 걱정하는 것 같았다. 오늘의 음식은 마침 그녀의 입맛에 딱 맞는 음식이었다.
“천천히 먹어. 누가 뺏어 먹는 것도 아니고.”
송민지는 밥을 먹으면서 닭 다리도 뜯었다. 기름이 가득 묻은 입으로 대충 대답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금사만의 물건은 내가 이미 사람을 시켜서 다 가져왔어. 앞으로 나랑 여기 살아. 학교에 가는 것도 내가 기사를 붙여줄게. 어딜 가나 데려다주는 사람이 있을 거야.”
송민지는 결국 숨을 수 없어 배민훈의 곁에 남아있어야 했다.
“왜? 싫어?”
송민지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좋아요.”
배민훈은 송민지를 위해 군영 저택에 홍수경만 남겨주었다.
홍수경은 송민지의 일을 모두 다 안다. 그리고 홍수경은 어릴 때부터 배민훈을 돌봐준 고용인으로서, 배씨 가문에서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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