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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장

"오빠, 잠깐만요." 송민지는 배민훈이 차에서 내리는 걸 보고 그 틈을 타 토끼처럼 빨리 차에 뛰어들어 차 문을 닫았다. "오빠, 미안해요, 내가 아까 말이 좀 심했어요..." 배민훈이 바로 말을 이었다. "운전해. 저택으로 가자." "나 저택에 안 가요." "안 갈 거면 내려." 배민훈이 머리를 돌려 화가 가득 담딘 검은 눈동자로 노려보자 송민지는 놀란 나머지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차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걸 송민지는 느꼈다. 배민훈이 확실히 화가 났는데, 대체 왜 화가 났는지 송민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송민지가 인사도 하지 않고 저택을 떠나서? 하지만 송민지는 이미 전화해서 해명을 다 했었다. 시간이 지체되어서 군영 저택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저녁 8시가 되었다. 오는 동안, 송민지가 무슨 말을 해도 배민훈은 묵묵부답이었다. 차에서 내리자 배민훈은 송민지를 기다리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갔다. 송민지는 가방을 안고 뛰어가면서 말했다. "오빠, 기다려요." 현관에 들어서자 송민지를 본 하인은 머리를 숙이고 열심히 일을 하는 척하며 말하지 않았다. 테이블에는 여러 가지 음식이 차려져 있었지만 이미 식어버렸다. "도련님, 민지 아가씨." 배민훈이 계단을 오르려 하자 송민지가 배민훈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 "오빠, 왜 갑자기 저택을 나갔는지 안 물어봐요?" 송민지가 하인 한 명을 가리키며 말했다. "오빠가 집에 없을 때 저 사람들이 나한테 밥을 안줬어요, 나한테 굶으라고 하면서 하루 종일 밥을 안 줬다고요. 나한테 돈 때문에 여기 있는거 라고 하면서 뻔뻔하다고 했어요." 그때, 송민지의 말을 들은 저택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연세 있는 하인이 나서서 말했다. "도련님, 민지 아가씨가 저희를 오해하시는 것 같아요. 민지 아가씨가 왜 이런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전에 도련님께서 민지 아가씨가 찬 음식을 못 드신다고 해서 아침 음식이 식었을 때 버리고 다시 준비도 해줬어요." "아무리 그래도 이시아 씨가 엄선해서 보낸 하인들인데 어떻게 주인을 하대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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