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장
어둠이 짙게 깔린 밤, 먹구름이 달을 가린 것이 곧 폭우가 쏟아질 것 같았다.
마지막 불꽃이 하늘을 밝게 물들이더니 별 같은 불꽃들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렸다.
꽃들로 둘러싸여 몽환적인 분위기를 내뿜는 레스토랑의 창밖 너머로 소녀의 눈에 불꽃이 비쳤지만 곧 남자의 인영에 가려졌다.
평소와 다른 따뜻한 숨이 소녀의 보드라운 얼굴에 내려앉았다. 다시 살아난 뒤, 처음으로 송민지는 배민훈의 눈에서 점유와 소유욕을 보아냈다. 하지만 그 눈빛에 결백함은 없었다, 심지어 송민지는 배민훈의 날카로운 기운에 둘러싸인 지금, 마치 무형의 감옥에 갇힌 것만 같았다.
그녀는 도망갈 수 없었다.
하지만 스스로 저 깊은 눈빛 속에 빠져들고 싶지 않았다.
'안, 안돼...'
송민지는 무언가 알아차린 듯 갑자기 배민훈을 밀어냈지만 당황한 말투가 그녀를 배신했다. "저 오빠 좋아해요, 하지만 그냥 오빠동생으로서 좋아하는 거예요, 저 이제 오빠한테 말도 안 되는 환상 같은 거 안 품을 거예요."
"오빠... 훌륭한 사람이니까 시아 언니 말고 누구도 오빠한테 안 어울려요."
첫마디가 거짓말이었다면 마지막 말은 송민지의 진심이었다.
그녀는 두려웠다, 정말이지 너무 두려웠다.
전생의 송민지는 자기보다 열두 살 많은 배민훈을 사랑했지만 결국 그의 손에 의해 다른 남자에게 보내져 아이까지 임신하고 괴롭힘만 받다가 죽어 쓰레기장에 묻히는 처참한 결말을 맞이했다.
송민지가 보기에 배민훈이 내뱉는 애매모호한 말들은 그저 자신이 아직 배민훈에게 말도 안 되는 환상을 품고 있는지 시험하는 걸로밖에 안 보였다.
송민지의 말을 들은 배민훈이 천천히 몸을 일으키더니 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눈 속에 담긴 감정도 그 순간, 평소처럼 날카롭고 냉랭해졌다. 그 속에 담지 말아야 할 감정들은 모두 사라졌다.
"오빠가 듣고 싶은 건 이런 게 아니야."
"내가 분명히 경고했지, 주익현이랑 너무 가까이하지 말라고. 그런데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내가 지금 너 관여 못 한 다고 생각해서 매번 오빠 말을 귓등으로 듣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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