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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장

“어르신, 우리 이씨 가문에서 덕을 본 걸 알아요. 하지만... 우리도 자존심이 있어요.” “시아가 이번에 당한 사고, 이대로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정말 시아를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지금처럼 모른 척하면 안 되죠. 출원한 후에도 누구 하나 보러온 적 있나요?” “그쪽에서 동의하든 말든, 우린 파혼할 거예요. 그러니까 배 대표님도 더 이상 우리 시아 찾지 말아 주세요.” 이주림은 갑자기 수심에 잠겼다. “사돈, 이 일은 확실히 우리가 시아한테 많이 미안해요. 딱 한 마디만 할게요. 저 아이만 건드리지 않는다면, 배연지는 마음대로 하세요.” 심정순은 콧방귀를 끼면서 대답했다. “저희가 감히 어떻게! 앞으로 배 사모님이 될지 알아요? 배씨 가문 사람은 피해서 다녀야겠네요. 밉보이기라도 하면 어떡해요?” “지난 몇 년간 우리한테 보낸 혼수품들, 다 여기 있어요. 하나도 안 건드렸으니까 확인해 봐요.“ “시아가 배씨 가문에서 낭비한 20몇 년은 또 어떡하고요?” “앞으로 우리 두 집안은 다시 볼 일 없을 거예요.”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배지연은 돌아오는 길에 배민훈에게 기대 그의 품속에서 잠들었다. 이들을 확인한 장선경은 빠르게 나와 마중했다. “대표님, 돌아오셨군요.” “큰일입니다.” 잠에서 깬 배지연은 뒤에 서 있는 사람을 확인하자 눈동자가 빛났다. “엄마... 아직 안 갔어? 너무 좋아!” “엄마한테 안겨서 올라갈까?” 배연지는 아이를 안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와인 수납장 앞으로 다가가던 배민훈은 무의식중에 소파를 쳐다보더니 물었다. “민지는요?” “아가씨는 아직 안 돌아왔어요.” “큰일입니다. 사돈이 어르신을 찾아뵙고, 파혼을 요청했어요. 오늘 사모님한테 가봤더니 이미 퇴원하셨더라고요.” “나한테 다 생각이 있어.” ‘이미 파혼까지 한 마당에, 이시아 씨처럼 좋은 신붓감을 어디 가서 찾는다고. 배민훈이 평소 이시아를 제일 신경 썼었는데.’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는 배민훈을 보면서 장선경은 마음만 더 급해졌다. ‘두 사람 약혼한 지도 얼마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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