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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장

송민지의 얼굴에 걸려있던 웃음이 사라지더니 눈 밑에 두려움만이 가득했다, 소녀는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그녀는 H시에 있어야 할 사람이 왜 지금 이곳에 나타난 건지 알 수 없었다. 송민지는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주익현을 보호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도 못한 채 그의 앞을 막아서곤 2층에서 차가운 기운을 내뿜는 남자를 바라봤다. 마치 오랫동안 집으로 돌아오지 않던 부모님에게 데이트하는 모습을 들킨 사람 같았다. "오, 오빠... 왜 갑자기 돌아온 거예요?" 송민지는 애써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지만 배민훈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얼른 주익현을 보냈다. "주익현, 너 먼저 가 봐. 우리 오빠 왔어." 주익현은 눈앞의 여자아이가 남자를 무서워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지만 그녀를 난감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에 그녀에게 가방을 돌려주고 그곳을 떠났다. 송민지는 아래로 내려온 배민훈을 보더니 고개를 숙인 채 마음을 졸였다. 어느새 송민지 앞에 도착한 배민훈은 고급 슈트를 입고 있어 송민지의 평범한 차림새와 비길 수조차 없었다. 그녀는 그의 앞에 선 자신이 어울리지 않은 존재 같았다. 배민훈과 함께하는 시간이 이렇게 불편했던 적은 드물었다. "오빠 보니까 안 웃네." 화가 조금 깃든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송민지가 얼른 고개를 들고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은 무척 어색해 보였다. 배민훈이 보기에도 그저 이 상황을 넘기기 위한 어색함과 자신을 소원하려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럴 리가, 그냥... 오빠 언제 돌아온 거예요?" "왜 왔는데 저한테 전화도 안 했어요." 하지만 배민훈은 대답 대신 긴 다리를 휘적여 차에 올라탔다. 그때 고서원이 대답했다. "아가씨, 대표님께서 하루 종일 기다리셨습니다." "얼른 타." 하루 종일 기다렸다니. 왜 송민지는 몰랐을까. 송민지는 조심스럽게 걸어갔지만 배민훈과 같이 앉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가 조수석 문을 열기도 전, 남자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이리 와." 그 말을 들은 송민지가 다시 방향을 바꿔 문을 열려고 했지만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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