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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장

‘보아하니, 꼬맹이를 달래기가 쉽지 않군.’ 송민지가 사냥감이라면 배민훈은 조련사라고 할 수 있다. 애완동물을 잘 길들이기 위해서는 인내심과 시간이 필요했다. 배씨 저택. 이시아는 노부인과 천천히 화원을 구경하고 있었다. “나한테 오는 걸음이 부지런하구나. 훈이는 어때?” “예전과 마찬가지로 회사 일로 바삐 보내고 있어요.” 노부인은 이시아의 다독여주었다. “애를 빨리 가져야 해. 올해 안에 손주를 안겨주어 바깥사람들이 왈가왈부 못 하게 해.” “네, 할머니.” “군영 저택에 다른 사람이 없었다면 너도 일찍 이사해서 훈이와 어울리며 정을 잘 키웠을 거야. 아 참, 벌써 두 달이나 지났는데 입양에 대해 그 아이와 상의해 보았어?” 이시아는 망설였다. “아직... 좀 더 기다려야 해요. 민지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요. 두 사람의 정이 깊어서 민지가 떠나기 싫었을 거예요.” 노부인은 이시아를 훑어보며 이 일이 아직도 진행되지 않은 것은 이시아가 마음이 여렸거나, 아니면 배민훈에게 고자질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네가 민훈이에게 양보를 많이 하고 또 그가 어떤 말을 해도 감히 반박하지 못하는 것을 알아. 넌 앞으로 배씨 가문의 안주인이 되어야 하기에 자기 남자 관리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 민훈이가 뭘 하는지는 알아야 해. 넌 너무 착하고 마음이 여려 말괄량이 계집애를 상대할 수 없어. 네가 입을 열지 못하면 할머니가 대신 말해주지. 혈연관계도 없이 남녀가 한집에 사는 것은 말이 안 돼.” “할머니, 민훈 씨는 그럴 마음이 없어요. 오해세요.” “민훈이가 그럴 마음이 없다고 해서 말괄량이 계집애도 없다고 보증 못 해. 여우 같은 얼굴을 하고서 두 번째 허가영이면 어떡하니? 만사에 주의해야 해.” 이시아가 말했다. “할머니, 난 민훈 씨를 믿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알았어. 나도 나이 들어서 더는 너희 일에 신경 쓸 여력이 없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나에게 다시 말해주렴.” 이시아는 빙그레 웃었다. “네, 할머니.” 정안 개인 병원. 송민지는 병상에 반쪽 얼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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