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9장
장선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방 백업 열쇠를 가져와.”
배민훈은 쌀쌀한 눈빛으로 닫힌 문을 바라보았다.
장선경이 말했다.
“백업 열쇠는 민지 아가씨가 가져갔어요.”
“알았어. 내려가서 밥을 올려와.”
“네. 대표님.”
하인이 떠난 후 배민훈은 문 앞으로 다가섰다.
“나와 담판할 기회는 한 번뿐이야. 그렇지 않으면 네가 한 모든 행동이 의미 없어져.”
“송민지, 나와서 말해!”
방문이 열렸다.
밖에 서 있는 배민훈을 보고 송민지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단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 어떤 수단으로 주익현을 속여 백초당을 팔았든 이젠 그에게 집을 돌려주세요.”
그녀의 입에 묻은 기름을 바라보던 배민훈의 시선은 다시 방 안에 절반이나 남은 음식물에 떨어졌다. 이것은 점심에 내온 음식이었고 옆에 있는 뜨거운 주전자는 김을 내뿜고 있었다.
‘방금 이것만 먹었다고?’
배민훈는 곧장 방으로 들어갔고 한 손으로 닫힌 커튼을 열었다. 창밖의 노을이 창문을 빗겨 들어오며 눈이 부셨고 송민지는 손을 들어 눈 앞을 가리면서 눈을 가늘게 떴다.
“너 나하고 조건을 협상하는 거야? 너를 공짜로 먹여주고 재워주는 것도 모자라 내 주머니에 있는 돈을 다른 사람에게 주려고 해. 민지야, 오빠가 돈이 많아 보여?”
“넌 지금 오빠와 맞서고 저항하고 있어. 전에는 너의 체면을 봐서 주씨 가문을 도와 돈을 좀 빼돌렸기에 주익현의 어머니가 이렇게 오래 살게 됐어. 넌 고마운 줄도 모르고 오히려 다른 사람의 말을 믿고 나와 맞서고 있으며 내 말을 거역했어. 너의 이 꼴을 봐, 자업자득이 따로 없어.”
“주씨 가문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이 내 탓이야? 내가 그의 어머니를 아프게 했고 또 내가 집을 팔게 강요했어?”
“이젠 낯선 사람을 위해 오빠에게 누명을 뒤집어씌우는 법을 배웠어?”
냉랭한 기운이 온몸에 퍼진 배민훈은 몸을 돌려 큰 몸집으로 따가운 햇빛을 가리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마치 지체 높은 하늘의 신이 가엾은 민간인을 굽어보는 것처럼 도도했고 그의 말은 빠짐없이 송민지의 귀에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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