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9장
남자는 일어서서 송민지를 훑어보더니 말했다.
“매일 아가씨랑 비슷한 연령대의 알바생들이 많이 오곤 해. 다들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돈 벌러 오지만, 하루 일하고는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지. 이렇게 하는 게 어때? 먼저 사흘 동안 일해보고 할 수 있으면 일주일 후에 수당을 받을 수 있고, 견지 못하면 이 사흘은 수당이 없어.”
송민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요.”
“동의하면 여기 면책서에 사인하고 주의사항부터 읽어봐. 공사장에서 무슨 일이 생겨도 우린 책임을 안 져. 잘 생각해 보고 사인해. 그다음 안전모를 받고 일을 시작하면 돼. 지금 이미 점심 12시니까 오늘 일당은 절반밖에 쳐줄 수 없어.”
“알겠어요.”
가난하게 살다가 부자로 사는 건 쉬워도, 부자로 살다가 다시 가난하게 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전생에 배민훈의 내연녀로 살면서 사치스러운 생활에 습관 되었지만, 이제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졌다. 송민지는 굳게 다짐했지만, 과연 견지할 수 있을지는 본인도 의문이었다.
그녀처럼 15살, 16살인 어린 나이에 공사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 이런 일들은 보통 체력만 있으면 할 수 있는 노가다였다.
하늘이 어두워지자 백초당으로 돌아온 송민지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등엔 멍이 생겼고, 이마에도 상처가 났다. 다른 일꾼들이 돌을 깨부술 때 날아온 작은 돌맹이가 그녀한테 날아와서 생긴 상처였다. 큰 상처가 아니기에 송민지는 스스로 소독하고 응급처치를 했다.
손바닥에 고생의 흔적들이 남아있었고, 물집과 피멍으로 너무 아파왔다. 오늘은 6시간 정도밖에 일하지 않았고, 퇴근 시간은 저녁 6시 반이었다. 일이 끝나는 시간은 그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대였지만, 가끔 야근도 필요하다고 했다.
송민지는 손바닥을 후후 불면서 아픔을 참고 연고도 바르고 붕대도 싸맸다. 그러고는 의학 책 몇 권까지 읽었다.
주익현이 그녀를 위해 정리한 책상 위에 있던 예전에 공부하던 책들은 종이박스에 담아 침대 밑에 넣었다. 이제 남은 건 주익현의 아버지가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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