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7장
배민훈이 말했다.
“물 한 잔 따라줘.”
송민지는 여전히 아무 반응이 없었는데 몇 초 후, 등 뒤에서 짜증이 섞인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려왔다.
“내 말 안 들려?”
이때, 복도에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송민지는 무의식적으로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에 다른 한쪽의 비상 출구로 향했다.
약을 바꾸러 온 간호사는 비상 출구 쪽에서 누군가의 모습을 본 것 같았지만, 자신이 잘못 본 거라고 생각되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병실에 들어서자, 탁자 위에 붉은색 비닐봉투에 담긴 사과가 보였다. 이곳과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었다.
“깨나셨어요?”
배민훈은 송민지가 사라진 방향을 한참 바라보았다.
간호사가 들어오자 그제야 눈길을 거두었다. 간호사는 비닐봉투를 배민훈의 침대 머리에 놓으면서 말했다.
“방금 누군가 왔다 간 것 같은데, 쉬고 있으니까 그냥 간 것 같네요,”
“꺼져!”
간호사는 그의 차가운 눈매에 깜짝 놀라 아무 말도 못 하고 병실을 빠져나갔다.
병원을 나서던 송민지는 문 앞에서 멈춘 검은 자가용 차에서 내리는 이시아를 발견했다.
송민지는 빠르게 몸을 숨겼다가 이시아가 엘리베이터에 탄 뒤에야 병원을 떠났다.
‘이 늦은 시간에도 병원에 찾아오는 약혼녀이니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겠지.’
‘안 그래도 이시아의 말이라면 다 믿는 배민현이잖아.’
송민지는 병원을 떠난 지 얼마 안 돼 자전거 앞에 서 있는 주익현을 발견하고는 갑자기 두 눈에 생기가 돌았다.
“주익현, 여기까지 웬일이야?”
“네가 걱정돼서 따라와 봤어. 무슨 일 없지?”
송민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오빠는 괜찮아. 내가 갔을 때 이미 쉬고 있더라고.”
주익현이 말했다.
“타.”
병원 엘리베이터에서 마침 간호사를 만난 이시아가 물었다.
“오늘 또 누가 다녀갔었나요?”
간호사는 잠시 생각하더니 답했다.
“조금 전에 한 젊은 아가씨가 왔었는데 얼마 안 있다가 갔어요,”
이시아가 의아하게 물었다.
“언제 갔는데요?”
간호사는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조금 전에요.”
이시아는 무슨 생각인지 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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