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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장

이제야 겨우 아물기 시작하던 상처는 비에 젖어 또다시 도지기 시작하는데... 배연지는 브래지어 하나만 남기고 다 벗어버렸으나 그 과정을 지켜본 배민훈의 눈빛에는 정욕이 없었다. 상처투성이가 된 배연지의 등을 보고 배민훈은 눈빛을 반짝이며 쌀쌀하게 물었다. “결말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아? 허가영 죽어도 싸!” 배연지가 고개를 들자 눈에서 눈물이 핑 돌았다. “하지만 내 엄마잖아요. 사고를 당한 것을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가만히 있을 수 없어요... 오빠, 내 목숨으로 엄마 목숨 바꾸면 안 돼요?” “배연지, 내가 정말 너를 어찌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 배민훈의 목소리는 차가워졌다. 배연지는 힘이 빠졌다. “이 모든 것은 오빠가 강요한 거예요! 나도 어쩔 수 없어요! 내가 죽으면 이 모든 게 끝날 수 있나요?” 배민훈은 코웃음을 쳤다. “끝난다고? 어머니께 물어봐.” 결국, 배민훈은 마음이 약해졌다. 하인은 송민지의 방에서 침대시트를 갈아주고 있었다. 송민지는 샤워를 마치고 욕실에서 나와 축축한 머리를 얹은 채로 조용히 책상 앞에 앉아 숙제하고 있었다. “대표님.” 하인의 말소리를 들은 송민지는 손에 쥔 샤프심을 부러뜨렸다. 뒤에서 무겁게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여광으로 의자를 끌어 자신의 옆에 앉는 배민훈에게로 향했다. 쌀쌀하고 차가운 분위기는 송민지로 하여금 보지 않아도 그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짙은 색 홈웨어를 입은 배민훈은 긴 다리를 겹쳐 앉았는데 무릎 위에 놓인, 약지에 끼고 있는 은색 반지가 유난히 눈에 거슬렸다. “다 들었어?” 송민지는 고개를 저었다. “감히 듣지 못해서 샤워하고는 숙제를 하고 있어요.” 방안에 아무도 없었고 그저 배민훈과 송민지만 남았다. 불편해진 송민지는 자신의 이런 모습이 늑대의 먹잇감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방금 목욕을 마친 여자아이의 목덜미는 여전히 붉게 달아올랐고 몸에서는 딸기향의 바디워시 냄새가 남자의 코끝을 맴돌았다. 배민훈은 벌떡 일어나 직접 손을 뻗어 송민지를 안아 올렸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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