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장
그러자 치마 밑을 맴돌던 손이 갑자기 얌전해 지더니 남자는 순식간에 더러운 웃음을 거두고 똑바로 앉았다.
허진은 금 테두리로 된 옥페를 바라봤다. 체인도 모두 작은 비취로 꿰어진 것이었다.
"아저씨, 예뻐요?"
"응." 허진의 말에 대충 대답한 중년 남자가 담배를 꺼내더니 생각에 잠겼다.
허진이 든 옥페의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적어도 몇백만 원은 했다.
재질이나 색깔도 모두 최상품이었다.
"아가씨, 뭐 봐요?"
송민지는 그제야 반응하고 고개를 저었다.
송민지가 탄 차는 칠천만 원 정도 하는 차였다. 배민훈이 그녀의 등하교를 돕기 위해 마련한 차였다. 배민훈 차고의 모든 차의 가격은 대개 몇억 씩했다. 차고의 자리를 비우기 위해 배민훈은 몇 대를 선물로 다른 이에게 주기도 했다.
그랬기에 이 차도 배민훈 눈엔 그저 저렴한 차에 지나지 않았다.
군영 저택에 도착한 송민지는 차 위에서 한참 앉아 있었다.
그리고 반 시간 뒤,
그녀가 차에서 내려 현관으로 들어서자 하인이 마침 전화를 끊었다.
"민지 아가씨..."
하인이 그녀를 불렀지만 송민지는 듣지 못한 사람처럼 위층으로 달려올라갔다.
홍수경은 송민지를 모함한 일 때문에 반성하라는 의미에서 다시 본가로 돌아갔다.
하지만 지금 남은 하인은 전부 홍수경 사람이었다.
그때, 주방에서 채소를 다듬던 하인 하나가 송민지가 올라가자마자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기가 뭐 정말 배씨 가문 아가씨인 줄 아나 봐, 도련님께서 데려오지 않았으면 진작 굶어 죽었을 고아가 도련님한테 눈치나 주고."
"그만해, 도련님께서 아가씨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몰라서 그래, 저번 일이 있었을 때도 우리가 배씨 가문에서 오랫동안 일한 걸 봐서 안 자른 거잖아. 쟤가 듣고 고자질이라도 하면 월급 깎이는 건 아무것도 아니지, 만약 도련님께서 우리를 상대하려고 들면... 어우, 그 집 사람들을 좀 생각해 보라고."
송민지를 얕잡아보던 하인들도 더 이상 아무 말 못 했다.
"아가씨, 도련님도 아가씨가 걱정돼서..." 한편, 방으로 돌아간 송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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