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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장

배연지의 말을 들은 배민훈이 담배를 끄더니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배연지는 장난감 보듯 자신을 바라보는 배민훈의 시선을 느끼곤 눈길을 돌렸다. 서늘한 기운이 점점 더 가까워짐을 느낀 배연지가 숨을 멈추고 제자리에 서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세컨드면 세컨드답게 굴어야지, 씻게 물 좀 받아놔." 배민훈이 그렇게 말하며 그녀의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오빠, 저 아파서 약 좀 사러 가야 해요." "나 같은 말 두 번 하고 싶지 않아." 배민훈이 배연지의 거절은 사절한다는 듯 말했다. 그녀는 결국 어쩔 수 없이 욕실로 가 물을 받았고 배민훈은 그녀의 방을 둘러봤다. 그녀의 방에 그림이 걸려있었는데 그 그림은 모두 그녀가 직접 그린 것이었다. 배연지의 실력으로 선생님을 해도 될 것 같았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각종 수채화를 배웠지만 결국 자신이 제일 싫어하는 홍보 관련 일을 하게 되었다. 그림을 둘러보던 배민훈이 갑자기 이상함을 알아차리고 욕실 쪽을 보니 배연지가 욕조 옆에 쓰러져 있었고 뜨거운 물이 계속 나오고 있었다. 마침 방 밖에 있던 고서원도 그 정경을 봤지만 담담한 얼굴로 배민훈에게 말했다. "대표님, 다 처리했습니다." "연 비서 어디 아픈 건가요?" "죽게만 하지 마." 배민훈이 담담하게 시선을 거두며 말했다. "네, 대표님." 고서원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송민지를 위해 배민훈이 참 많은 걸 참는다고 그는 생각했다. 아파트에서 나온 배민훈이 차로 다가갔다. 운전석에 앉은 그는 휴대폰 알림을 듣곤 확인해 봤지만 전부 쓸데없는 알림뿐이었다. 익숙한 이름을 찾아 기록을 찾아봤지만 별 내용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눈 날짜는 아직 3일 전인 17일에 머물러 있었다. 밤이 되어 송민지는 주위를 전부 둘러본 끝에 차고로 돌아와 주워온 상자들을 차곡차곡 내려놓더니 손의 먼지를 털었다. 그녀의 몸에도 먼지가 가득했다. "이제 한 일주일만 더 주우면 되겠네." 이제 곧 차고의 한구석이 꽉 찰 듯했다. 송민지는 운동복을 입은 채 상자를 발로 밟고 노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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