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장
"내 옆에 얼마나 있었지?" 배민훈의 듣기 좋은 목소리가 사무실에 울렸다.
냉랭한 배연지의 눈빛에는 그 어떤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담담하게 대답했다. "3년입니다."
그 대답을 들은 배민훈이 배연지의 턱을 잡았다. 약지에 있던 반지가 은색의 빛을 반짝였고 그의 서늘한 시선이 연한 화장을 한 예쁘장한 얼굴에 닿았다. "3년 동안 배씨 가문 아가씨 자리 놔두고 이렇게 비굴하게 내 옆에서 비서질이나 하는 이유가 뭐야, 이걸로 뭘 얻으려고."
3년, 배민훈이 스타그룹으로 돌아오자마자 배정민은 배연지를 그의 옆에 붙여줬다.
배민훈이 손에 힘을 가하자 배연지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리곤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오빠, 저 오빠 옆에서 뭐 얻으려고 한 적 없어요, 정말 옆에서 오빠 비서 하면서 도와주고 싶어서 그래요."
그 말을 들은 배민훈이 하찮다는 듯 코웃음을 치더니 배연지의 턱을 놨다. 12년 동안 그는 배씨 가문의 후계자로 성장했지만 후의 13년 동안 그는 늘 도망 다녔다. 자신을 없애려는 사람들을 피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쓰며 위장했다. 밖에서 나돌던 13년 동안 위장만 내려놓으면 그는 건달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배민훈은 마음씨 좋은 사람이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게다가 배연지는 원수가 입양한 딸이었다, 그녀가 배씨 가문과 혈연관계가 없다고 해도 그의 허락 없이 배연지는 배씨 가문에 발을 들일 자격도 없었다.
배민훈이 갑자기 몸을 숙이자 배연지가 황급하게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소파에 발에 걸린 그녀가 그 위로 앉아버렸다. 배연지는 놀라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배민훈이 허리를 숙여 그녀가 도망갈 수 없게 만들었다. 허리 등받이에 손을 짚은 그의 눈빛은 무척 위험했다. "허가영이 너한테 남자 꼬시는 법은 안 가르쳐줬어?"
"오빠, 저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요."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배민훈의 눈빛을 받으며 배연지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런 생각이 없는 거야, 아니면 못 한 거야? 배연지, 너한테 눈 예쁘다고 하는 사람 없었어?" 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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