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장

생각해 보면 그녀는 원래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대저택에서 살았을 때 다툼 소리만 들려도 꼭 구경하러 가곤 했다. ‘그런데 왜 이런 성격으로 변했을까?’ 기억해내려 애썼지만,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아마 그 시절 성우진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상식 밖의 행동들을 했었던 것 같았다. 다행히도 그녀는 제때 그만두어 더 큰 비극을 피할 수 있었다. 어쩌면, 그것도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두 사람은 조용히 마주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온유나는 메뉴를 훑어보며 이선아에게서 온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었다. “유나야...” 이때 성우진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자 온유나가 그를 날카롭게 쏘아보며 말했다. “이 식사를 제대로 끝내고 싶다면 제발 입 좀 다물어.” 그 말에 성우진은 무안해하며 입을 다물고 그저 온유나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온유나는 그의 시선을 무시한 채 메뉴를 다 고르고 핸드폰을 들어 다시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이선아한테서 전화가 걸려 오자 온유나는 주저하지 않고 받았다. “무슨 일이야?” 상대방이 무슨 말을 했는지 순간 온유나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알았어. 일단 진정하고 이따가 호텔로 와.” “그리고 유희 정서 안정시켜 줘.” 전화를 끊은 온유나의 눈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내가 도와줄까?” 성우진이 다급하게 나서려 했지만, 온유나가 차갑게 대꾸했다. “성우진, 하은별이 유희를 괴롭히는 거 네가 뒤에서 부추긴 거 아니야?” 순간 성우진은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이때 음식이 서빙되었다. 한참 후 식사가 끝나자 온유나는 성우진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성우진이 황급히 그녀를 뒤따라 나간 순간 놀라운 장면이 펼쳐졌다. 하정은과 하은별이 레스토랑 입구에서 온유나가 나오는 것을 보고 그녀를 가로막았다. 그러나 뒤따라온 성우진은 바로 발견하지 못하고 그가 문에 다다라서야 발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태도는 여전히 예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