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장
“유나야, 너 나랑 저녁 먹기로 했잖아?”
온유나가 핸드폰 화면을 켜고 시간을 확인하니 오후 두 시 반이었다.
“넌 저녁을 오후에 먹어?”
“차 막힐까 봐 걱정돼서.”
“난 괜찮아. 네가 식당만 정하면 돼.”
그들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진현우의 링거가 다 떨어지자 그는 간호사가 오기도 전에 스스로 바늘을 뽑았다.
“정신 나간 거야?”
온유나는 어이가 없었다.
‘누가 혼자 바늘을 뽑아?’
“아니, 전혀.”
진현우는 태연하게 말했다.
“드림국 병원에서는 이런 서비스 못 받아. 다 자기가 알아서 뽑아야 해.”
“그래, 알았어.”
대화를 마친 온유나는 가방에서 차 열쇠를 꺼내며 말했다.
“가자.”
“성 대표, 잘 계세요. 빠른 쾌유를 빕니다.”
진현우가 일부러 성우진에게 도발적인 인사를 건네자 성우진의 입가가 미세하게 떨렸다.
한편 온유나는 진현우를 호텔에 데려다주고 자신이 머무는 호텔로 돌아왔다.
그리고 침대에 누운 순간 성우진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중식이 좋아 양식이 좋아 아니면 다른 걸 먹고 싶어?]
[집밥이 먹고 싶다면 아줌마한테 준비해달라고 할 수 있어.]
[특별히 먹고 싶은 거 있어?]
온유나는 이 메시지들을 보며 과거의 자신을 떠올렸다.
언젠가 그녀도 이렇게 절실하게 성우진의 반응을 갈망했었지만, 그는 단 한 번도 그녀에게 진심으로 반응해 주지 않았다.
그녀의 모든 것은 그의 눈에 그저 무의미한 존재였다.
심지어 무의미한 비즈니스 파티을 위해 그녀의 생일조차 잊었었다.
잠시 생각한 후 그녀는 답장을 보냈다.
[네가 좋아하는 걸로 주문해. 난 항상 선택권이 없었잖아.]
성우진은 계속 휴대폰을 들고 있었던 듯 그녀의 메시지가 전송되자마자 입력 중이라고 떴다.
[유나야, 넌 항상 선택권이 있었어...]
[성우진, 네 호의는 이제 나한테 아무 의미가 없어.]
[28살의 온유나는 더 이상 널 맹목적으로 사랑하던 그 온유나가 아니야.]
상처받은 그녀의 마음은 이미 수없이 찢어졌기에 이제 그녀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아무런 기대를 갖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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